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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둔화 본격화…금 투자 수요 늘며 가격 '상승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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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둔화 본격화…금 투자 수요 늘며 가격 '상승기류'

S&P 500 지수 CAPE 작년 11월 시점 기준치 30배 넘어
원유가 폭락…원유 시장 올해도 공급 과잉 지속 가능성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2019년 세계 경제 전망 : 주식·원유·금리 동향 총정리.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2019년 세계 경제 전망 : 주식·원유·금리 동향 총정리. 자료=글로벌이코노믹

■ 2019년 글로벌 주식 시장 '저렴한 덫' 요주의


"글로벌 주가는 하한가에 도달했을까?" 2018년 연말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은 주가 밸류에이션을 주시하며 이러한 환상에 자문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은 2019년의 경기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 것을 이유로 안정 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면서 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여전히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며, '밸류 트랩(가치 함정)'에 깊이 파고드는 현상을 엿볼 수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예일대의 로버트 실러 교수가 엮어낸 경기순환 조정 후 주가수익비율(PER) 즉 'CAPE'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 주식은 여전히 ​​무섭게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 S&P 500 주가 지수의 경우 CAPE는 2018년 11월 시점에서 기준치의 30배를 넘어섰다. 이는 미국 주식이 폭락을 시작했던 90년 전 수준에 맞춰서 1999~2000년 닷컴 버블 시기에 기록한 40배 이상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아직 미국 주식의 거품은 완전히 빠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9년에는 이러한 기록들이 일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하며, 상황은 2018년보다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시장 데이터 및 인프라 제공업체인 레피니티브(Refinitiv)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이익은 2018년 24%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당초 예상의 절반에 해당하는 실적으로, 감세의 훈풍을 감안한다면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이다.

그동안 애널리스트들은 경기 사이클의 이러한 국면에서 항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번만큼,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기업의 2019년 이익 증가율을 8.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세는 지속되지만 성장률은 3분의 1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주식 시장의 하락세는 당연한 결과로 보여진다.

또한, 이익의 근원이 되는 매출액은 통상 명목 성장률에 후행하기 때문에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경기 지수 등 경기 선행 지수가 포화 조짐이 엿보인다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내년 경제 성장률은 둔화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렇다면 "미국 이외는 어떨까?" 사실 유럽과 신흥국 시장의 예상 이익에 근거한 PER는 지난 10년 평균과 같은 데다, 미국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다소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신흥국 시장이 은행이나 대형 하이테크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미국 주가가 비틀거리면 과잉 반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유럽과 신흥국 시장은 미국 시장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예상 PER로 보면, 영국과 일본의 주식만큼은 비교적 저렴하게 보이지만, 이마저도 일반적인 이상의 불투명 요인에 의해 덮여있기 때문에 낙관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2019년 주식시장에는 칼날이 몇 개나 떨어질 우려가 있으며, 안전한 투자처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반면, 최상의 안전 자산으로 알려진 '황금'을 향한 투자자들의 발걸음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세계 원유 시장, 공급 부족 가능성 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8년 11월 발표한 리포트에서, 세계 원유 시장이 2019년 내내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식 이후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LCOc1) 가격은 배럴당 61달러까지 하락해, 10월 초에 기록한 4년 만의 최고치인 87달러에서 무려 30% 가량 폭락했다.

이 때문에 캐나다 앨버타 주 정부는 파이프라인 수송 능력을 이유로 과잉 재고를 해소할 목적으로 2019년 1월부터 앨버타 주의 산유량을 하루 32만5000배럴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비가맹국 OPEC+ 또한 2019년 1월부터 하루 120만 배럴의 감산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결국 IEA는 이러한 앨버타 주의 결정에 대해 "2019년 생산량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11월 공급 과잉 상태에 대한 전망을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IEA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의 감산 합의와 캐나다의 공급 감소 결정에 따라 "세계 원유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공급 부족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나타내며, 2019년 세계 원유 수요 증가 예상을 전월과 같은 하루 140만 배럴로 동결시켰다.

또한 글로벌 유가가 2018년 10월 초 최고점에서 크게 떨어졌지만, 원유의 공급 속도가 억제된 것으로 가격 하락에 따른 요인의 일부가 해소됨에 따라, 2019년 초 유가는 안정된 가격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번에는 OPEC가 감산 합의를 준수하면 2019년 2분기까지 공급 부족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며, "일부 신흥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 의한 공급 과잉은 자연히 소멸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동시에 "(산유국들의) 새로운 생산 합의가 원유 시장의 불균형에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머지않아 알 수 있다"고 IEA는 지적했다.

결국, 이 같은 산유국의 결정과 IEA의 결심에 따라, 미중 무역 마찰에 의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2019년 소비를 억제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셈이다. 소비가 억제됨에 따라 2019년 전 세계 무역량 또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금리인상 횟수 줄인 연준의 속내는?

2018년 11월 미국 중간선거로 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이어 12월 원유 감산 소식이 이어지면서 연말 뉴욕 시장에서는 주식이 크게 하락했다. 동시에 원유 선물도 많이 떨어졌다. 다만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의 하락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추가적인 주가 하락 및 채권고는 전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연합(EU) 및 자원보유국 통화에 대한 달러 매수가 관측되면서 경기는 더욱 불안정해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2019년 세계 경제는 예상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며,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세계 경제의 장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리스크 자산이 일정한 수준까지 줄어드는 움직임이 일시적으로 펼쳐지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달러가 상승하는 반면, 주식이나 파생 상품의 저렴한 상태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시장은 기대하는 것이 틀림없다.

2018년 8월 24일 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파월 의장은 강연에서 "미국 경제는 현저하게 개선되고, 강한 경제 활동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단계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연준은 트럼프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12월 18,19일에 열린 미국 FOMC에서 올해 네 번째가 되는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연준은 여전히 미국의 경제 성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으로 단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의 행보를 보면 연준이 철저히 중립적인 관점에서 미국 경제를 살펴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연준이 2019년의 금리 인상 횟수에 대해 당초 예상했던 세 번에서 두 번으로 하향 조정한 것 때문이다. 이는 연준이 미국의 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는 추세를 밑도는 수준으로 감속시키는 것을 목표로 심리적인 안정을 찾으려 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의 움직임이 이러한 목표에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리세션(경기 침체)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결국, 세계 경제의 성장 속도가 FOMC의 예상을 밑도는 상태가 지속되면, 연준은 이르면 2019년 후반에 금리 인하의 장단점에 대해 또다시 논의할 가능성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