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굿모닝 베트남] '신남방 정책' 교두보 베트남…경제성장률 거침없이 '쑥쑥'

공유
5

[굿모닝 베트남] '신남방 정책' 교두보 베트남…경제성장률 거침없이 '쑥쑥'

1988년 베트남의 대외개방 이후 현지 누적 투자액 1위 국가 한국
스즈키컵 우승 '박항서 신드롬' 한국에 대한 호감도 크게 높아져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외국기업이지만 현지기업으로 대접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노하우를 현지기업에 전수해 베트남 기업들을 육성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외국기업이지만 현지기업으로 대접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노하우를 현지기업에 전수해 베트남 기업들을 육성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우리나라의 3번째로 큰 수출국이자 600억 달러가 넘는 4위 교역국으로 훌쩍 성장한 베트남. 지난 12월 20일은 한국과 베트남은 단일국가(FTA, 자유무역협정)가 된 지 4년차를 맞았다. 이틀 뒤인 22일에는 양국수교 26주년을 기념했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으로 아세안시장은 중요한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은 전략적 요충지라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 있어 중요한 북한 개혁과 개방의 롤모델로 베트남은 높이 평가된다.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체제유지와 경제 고공성장을 동시에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박항서 신드롬'으로 그 어느때보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
베트남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가장 중요한 파트너 국가로 볼 수 있다. 베트남 관세청 기준으로 베트남 수입시장에서 중국에 이어 2위다. 내수시장에서 한국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1988년 베트남의 대외개방 이후 현지 누적 투자액 1위 국가는 한국이다.

현재 베트남의 총 수출액의 72.5%가 외국인직접투자(FDI)로 인한 생산제품들이 차지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베트남은 배고프다.

베트남 기획투자부의 부 다이 땅(Vu Dai Thang) 차관은 최근 열린 회의에서 "여전히 더 많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 투자가 사회전체의 총 개발 투자를 위한 중요한 자본이며, 과거 경제 성장의 원동력임을 재확인 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도 베트남을 생산 기지로 삼기 위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를 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제도나 문화가 상이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같은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다 저마다의 영역을 현지에서 착실하게 만들어 가며 베트남의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다.

◼︎ 베트남이 좋아하는 삼성
"삼성전자의 제품을 외국산이라고 보지 말아야 한다."

베트남의 응웬 쑤언 푹 총리가 직접 삼성을 직접 챙기고 나섰다. 현지 베트남 사람들의 삼성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고위급이나 노동자를 가리지 않는다. 물론 그만큼 삼성이 베트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다.

숫자가 바로미터가 된다. 삼성은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약 25%를 차지한다. 베트남을 먹여살리고 있다는 말이 과장된 표현만은 아니다. 베트남의 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적인 인프라 구축과 고용창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기술전수와 전문인력 육성 등 베트남의 현지 파트너사들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기업들의 생산 기지화가 됐지만 원천기술을 가지지 못해 베트남 사람들은 자기 손으로 나사 하나 생산하지 못한다며 한탄하던 베트남의 갈증을 제대로 해소해 주고 있다. 노동자들은 삼성에서 일하는 것을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이라 설명한다.

세계적인 기업에서 각종 편의시설이 구비된 기숙사에서 일하고, 기술을 습득하며, 대학까지 진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베트남에 173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중 90%이상을 지출했다.

브이 딘 후에 베트남 경제 부총리는 베트남 경제발전에 삼성전자가 기여한 공로를 높이 치하하고 앞으로도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베트남 기업이 삼성의 부품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투자를 약속하는 동시에 총리의 요청에 따라 베트남에 투자할 다른 분야를 검토하겠다며 화답했다.

◼︎ 한국금융기관 베트남행 러시

지난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이어지는 가장 두드러지는 움직임은 금융권이다.

이미 신한은행은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중에서 1위다. 호찌민과 하노이, 남부와 북부 공단을 중심으로 30여개의 지점을 운영중이다. 호주 안츠은행의 소매부문을 인수하고 박항서 감독과 축구대표팀을 모델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가장 큰 외국계 은행으로 도약했다.

KEB하나은행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지분 17.65%를 인수키로 했다. 올해 2월중으로 인수에 대한 결정이 확정될 전망인데, 성공적인 인수가 마무리 되면 베트남에서 입지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우리은행 역시 최근 6800만 달러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기존 호찌민, 하노이 박닌 등에서 타이응엔, 하이퐁, 하남지역, 연짝, 빈증 등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KB금융지주와 NH농협 은행 등도 호찌민과 하노이를 중심으로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의 젊은 인구와 높은 경제 성장에 주목하고 있는 보험업계도 분주하다.

현대해상은 지난달 베트남보험사 '비에틴은행보험' 지분 25%를 인수하는 계약을 마무리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KB손해보험은 바오민보험의 지분 17%를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삼성화재는 페트롤리멕스보험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올 3분기 7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미래에셋 생명은 지난해 5월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을 출범했다. 프레보아생명 지분을 인수한 뒤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현지영업을 개시한 지 10년만에 상위 8위권에 진입했다. 외국계 생명보험사 중에서 단연 눈에 띈다. 지난 2016년 흑자전환한 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익 16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월 베트남테크콤파이낸스를 인수하고, 영업개시준비를 거쳐 12월 롯데 파이낸스를 출범시켰다. 국내 카드사로는 최초로 베트남에서 소비자금융영업을 시작한다.

효성은 베트남을 화학산업의 전초기지로 만들기 위해 1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이미지 확대보기
효성은 베트남을 화학산업의 전초기지로 만들기 위해 1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 중국 철수 롯데, 베트남에 올인

유통에서는 롯데가 단연 눈에 띈다.

베트남의 외국계 유통거인은 롯데, 에이온, 빅씨 3곳이다. 이중 롯데는 가장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유통업계의 강자로 부각했다. 지난 1990년 외식, 식품부문으로 처음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유통, 관광, 호텔 등 그룹 핵심사업들이 잇따라 진출했다.

2014년 9월 완공된 롯데센터하노이는 중심가인 낌마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백화점, 마트 호텔 등이 입점해 있다. 지난 12월 신동빈 회장이 방문해 호텔 예약률이 100%에 달한다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하노이의 노른자위 땅에서 지난 10년 동안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 시푸차몰을 인수해 롯데몰로 이름을 변경하고 백화점,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등이 입점하는 최대 쇼핑몰을 건설하고 있다.

호찌민에서는 신도시인 투티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도시철도 입찰에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까지 베트남에 투자한 금액은 1조8000억원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2020년까지 점포망을 87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문화-음식 장악한 CJ

CJ하면 베트남에서는 영화와 음식을 떠올린다. CJ CGV는 지난 2011년 7월 베트남 현지 1위 멀티플렉스 메가스타를 인수한 뒤 2014년 CGA로 브랜드 전환 이후 현재까지 베트남 현지에서 배급 점유율 67%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011년 연간 44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불과 5년만에 3배이상 성장했다.

외식전문 CJ푸드빌은 현재 베트남에 36개의 뚜레쥬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7년 6월 호찌민에 1호점을 내고 진출한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프리미엄 베이커리 시장을 선도중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시장은 가공식품시장이다.

베트남 가공식품시장은 20조원에 육박한다.

CJ제일제당은 CJ푸드베트남과 CJ까우체, CJ민닷 등 현지 식품업체 3곳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하며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 7월 완공예정인데 냉장, 냉동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종합공장이다.

CJ오쇼핑은 베트남 1위 케이블TV사업자인 SCTV와 지난 2011년 합작투자를 통해 SCJ TV쇼핑을 개국했다. 베트남 홈쇼핑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상품 판매 비중은 25%에 이른다.

◼︎ 현지에서 호평받는 효성그룹

효성그룹의 투자성과는 국내보다 현지에서 호평받고 있다.

2018년 2월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해 응웬 쑤언 푹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투자를 촉진하겠다고 밝힌 후 60억 달러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분야는 화학산업, 중공업 및 전력 프로젝트를 포함한 변압기 공급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미 2018년 바이아붕따우 지역에 폴리프로필렌 및 액화석유가스 공장에 투자하고 카이멥 지역에 24만톤 규모의 액화석유 가스 지하창고를 건설해 폴리프로필렌, 에틸렌, 프로필렌을 생산할 계획인데, 이 2개 프로젝트에만 25억 달러가 넘게 투자를 약속했다.

현재 베트남에 대한 효성의 투자액은 9개 프로젝트를 통해 약 40억 달러에 이른다.

효성 베트남과 동나이 법인매출액은 2008년 4700만 달러에서 2017년 13억4500만 달러로 수직 상승중이다.

효성의 이러한 통큰 투자는 지역에 상당한 고용창출 효과를 유발했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은 "효성이 베트남의 경제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며 "공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