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환각·환청 주로 10세 미만서 나타나…약물 부작용률은 0.4%"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최근 타미플루 복용 후 나타난 환각으로 10대 청소년이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타미플루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타미플루 약물부작용 발생률은 고작 0.41%에 불과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환각·환청 등 신경학적 증상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타미플루는 바이러스를 증식시키는 효소 기능을 막아 치료효과를 내는 항바이러스제이며, 주요 치료 효과는 독감증세의 악화 감소,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2차 합병증 발생 감소, 독감 잠복 기간의 감소 등이다. 인플루엔자 A, 인플루엔자 B, 신종 인플루엔자A(h4N1)의 치료제로도 쓰인다.

3일 서울대병원 약물유해반응관리센터는 최근 5년간 서울대병원에서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환자 7045명에 대한 약물유해반응 발생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29명의 부작용 발생 사례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즉 타미플루에 의한 약물부작용 발생률이 0.41%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은 부작용은 오심·구토·설사 등 위장관계 증상(0.20%)이었고 간독성(0.09%), 가려움과 두드러기 등의 피부증상(0.07%)이 뒤를 이었다.

환각·환청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는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1명의 환자(0.01%)에서 신경학적 유해반응(경련)이 발생했다.

하지만 범위를 넓혀 외부 의료기관의 타미플루 사용 유해사례까지 추가 분석한 결과, 2건의 환각 발생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10세 미만의 환자들이었다.

서울대병원 측은 "지금까지 보고된 타미플루에 의한 환각·환청 사례는 대부분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자료에서도 어린연령이 중대한 유해반응 발생의 위험일 가능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이 연령대에서 타미플루 사용이 많기에 부작용 사례도 많은 것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며 "실제 서울대병원의 처방자료에서도 타미플루를 사용한 전체 환자 중 20세 미만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4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전체 타미플루 부작용의 90%가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발생했고, 발생한 부작용의 19%는 입원 혹은 입원기간의 연장을 초래하는 심각한 유해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10%는 60세 이상의 노인 환자들에서 발생했지만, 이들 중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없었다.
조상헌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아직까지 타미플루가 환각을 일으키는 기전이나 연령에 의한 영향은 정립된 바가 없지만 최근까지 밝혀진 역학적 근거를 고려할 때, 타미플루는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환각·환청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포함한 다양한 유해반응 발생 빈도가 높으므로 진료 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에는 투약을 지속하더라도 1~2일 내 소실되는 위장관계 부작용이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신경학적 부작용 발생을 염려해 타미플루의 사용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