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은 신씨에게 악담을 퍼부었다. 우선 나이만 보자. 손혜원은 64살, 신재민은 33살이다. 아들 같은 나이다. 덕담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런데 신재민의 가슴에 멍을 씌웠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가 지웠다. 왜 지웠는지 묻고 싶다. 당당하다면 그대로 놔 두었어야지. 뭔가 켕기는 게 있지 않았을까. 댓글을 좀 봤다. 손혜원의 자질을 탓하는 글이 99%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람이기를 포기했다는 글도 많이 눈에 띄었다.
자기 마음대로 추측하기도 했다. 손혜원은 “지난해 7월 신재민은 뭔가를 획책했는데 제 추측으로는 단기간에 큰돈을 버는 일이었을 것 같다. 어디선가 돈을 만들었는데 여의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 신재민은 7월 기재부에서 퇴직하고 메가스터디와 계약한다”고 적었다. 또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전화번호도 바꾼 채 4개월 동안 잠적한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라면서 “무슨 죄를 지어서 4개월이나 잠적했을까”라고 의심했다.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을 만들어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신재민이 기껏 들고 나온 카드는 불발탄 2개다. KT&G 사장은 교체되지 않았고 국채 추가발행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당은 지난해 7월~12월 말까지 신재민이 왜 잠적했는지를 먼저 알아봐라”. 이 글을 신재민의 부모가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손혜원은 신재민 같은 자식이 없는지도 궁금하다.
비단 손혜원 뿐만이 아니다. 민주당도 신재민을 공격하다가 3일 자살시도 소식이 전해지자 톤을 슬쩍 바꿨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오전 신재민 전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는 소식으로 국민들의 염려가 컸다"면서 "경찰 당국의 신속한 조치를 통해 사고 없이 안전하게 발견돼 안심이다"라고 말했다.
손혜원은 그렇다 치자. 민주당의 논평에 진정성이 느껴지는가. 정말 큰일 날 사람들이다. 사람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내 일이 아니라고 함부로 해서도 안 된다. 국민들은 똑똑이 지켜보고 있다. 그들의 언행을.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