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Biz 24] '당근과 채찍' 중국의 양면 정책에 흔들리는 대만…국민 정서 '통일로' 대폭 기울어

2020년 대만 총선서 차이잉원 정권 붕괴 가능성 높아
대만의 많은 도시, 중국과 교류·협력 진행 가능성 높아

기사입력 : 2019-01-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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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과 채찍'의 양면 정책을 취하는 중국의 대만 정책이 대만 국민들의 정서를 통일로 대폭 기울게 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장래 중국과 대만의 관계에서 가장 주목되는 사건은 '2020년 대만 총통 선거'라 할 수 있다. 또 양안 관계의 큰 방향이 정해지는 총통 선거가 약 1년 앞으로 다가왔는데, 대만 차이잉원 정권은 그 어느 때보다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1월 지방 선거에서 대패한 이후 차이잉원 총통과 정권을 지탱하는 집권 민진당은 선거 이전 가지고 있던 13곳 중 7곳을 거점을 잃었다. 반면 야당 국민당은 민진당보다 두 배가 넘는 15곳의 거점을 확보했다. 결국 차이 총통은 민진당 주석을 사임하는 것으로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후 중국과의 협조 노선을 취해 왔던 최대 야당인 국민당은 약진을 거듭하는데 비해, 다음 총통 선거에서 차이 총통의 재선조차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의심됐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까지 처한 경위가 '당근과 채찍'의 양면 정책을 취하는 중국의 대만 정책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 민진당과 차이 정권은 2016년 당시 정치적·경제적 성장을 뒷받침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우려하는 시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탄생했다. 차이 총통은 중국이 가장 중시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직접 인정하지 않고, 중국과는 거리를 두고 독립적으로 통일이 아닌 '현상 유지'를 들고 총통에 당선된 것이다. 이후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대만 독립에 대한 움직임을 경계하여 야당이 된 국민당 주석과만 회담을 나눈 채, 차이 총통과는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어떤 조직이나 정당도 중국의 영토를 한 조각이라도 분열시키려고 하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로 시 주석은 차이 정권을 강하게 견제했으며, 이후 중국은 줄곧 대만에 대한 외교적 압력을 강화해 왔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대만이 참가했던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총회 및 WHO(세계보건기구) 총회에 대해 각각 2016년과 2017년 이후 대만이 초대되지 않고 참가 인정이 취소되도록 함으로써, 대만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기 시작했다. 동시에 대만과 외교 관계에 있던 파나마와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가 연이어 대만과 단교를 발표하고, 새롭게 중국과 끈끈한 국교를 맺었다. 최근 대만과 연을 끊은 우방은 17개국에 달했으며, 그 결과 국제사회에서의 대만의 활동은 더욱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중국의 전략에 의해 민진당은 자체 분열의 조짐마저 나타났다. 민진당 지지층 중에서 독립 지향이 강한 단체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중국의 압력에 반발해, 중국과의 결정적인 대립을 피하려는 차이 정권의 '현상 유지' 노선에 대한 불신을 제기한 것이다. 중국에 우호적으로 기운 것은 아니지만 현 정권에 대한 반발이 내부에서 시작된 셈이다.

2018년 11월 지방 선거 이전에 대만 여론은 집회를 열고 독립을 묻는 주민 투표를 실시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당시 민진당 소속 의원들 다수가 이를 거부하고 나섰다. 이는 중국의 자극을 피하기 위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중국의 압력이 민진당과 일부 지지층의 분열을 일으킨 것이다. 당시 대만 언론은 지방 선거에서 민진당의 패인의 하나로 기존 지지층의 지지를 얻지 못한 점을 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외교적 교착 상태를 보이는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2018년 11월 여론 조사에서 28.5%로 정권 교체 이후 가장 낮은 수치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연금 개혁에 큰 반대 운동이 일어나는 등 국내적인 실점뿐만 아니라, 대중국 관계의 악화로 대만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마저 절반으로 줄어 지방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것 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대만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국민당 정권인 2015년에 400만명을 넘어섰지만, 차이 정권 이후에는 계속 줄어들기 시작해 2017년에는 약 200만명으로 절반이나 격감했다. 그 결과, 남부 관광 도시인 가오슝은 집권 여당의 정책 노선을 모두 이탈하고 20년 만에 야당인 국민당을 지지하기에 이르렀다.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중국과의 통일을 지향하는 국민당을 선택한 것이다.

대만의 통일 지방 선거 다음날, 대만 내부의 상황을 파악한 중국 측은 대만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을 통해 "이미 가오슝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는 좋은 소식이 시작됐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은 차기 총통 선거를 향한 대만의 여론을 중국에 우호적으로 유도해 나가기 위해 차이 정권의 머리 너머로 대만 시민을 우대하고 경제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전략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2월 중국 정부는 전체 31개 항목의 '대만 우대 정책'을 발표했다. 대만에서 중국으로 온 유학생에 대한 장학금의 액수를 4배 가까이 증액시켰으며, 이후 같은 해 9월에는 희망하는 대만 시민에게 중국인과 같은 신분증의 발급을 인정했다. 이 신분증이 있으면 중국의 사회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며, 은행 계좌 개설과 고속철도 티켓을 예매할 때 절차가 간소화되고, 생활의 여러 측면에서 중국 본토인과의 차이가 희미해진다. 중국 측의 발표로는 접수가 시작된 지 불과 10일 만에 2만명이 넘는 대만 시민들이 이 신분증을 취득했다고 한다. 정치권에 대한 압력 일변도 노선뿐만 아니라, 대만 시민의 중국과의 '일체화' 정책도 병행하여 진행한 형태다.

그리고 중국의 당근에 대해 대만 측도 즉각 반응했다. 대만 내부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의 경제력에 의지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확대됐다. 특히 중국에서 불과 몇 km 떨어져 가시거리에 있는 진먼다오(金門島)는 지형적·기후적인 이유로 만성 물 부족에 시달려 왔는데, 2018년 8월 대륙으로부터 물을 끌어들여 새로운 저수 시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는 1995년부터 대만과 진먼다오 정부가 중국 측의 푸젠성 정부에 요청해 온 것으로, 23년 만에 극적으로 해결된 물 부족은 시민들의 여론을 중국으로 쏠리기에 충분했다.

개통식에서 진먼다오 주지사는 향후 물 이외에도 '전력 공급'과 '교량 건설' 등 중국 측과의 연결을 통한 '새로운 삼통'을 실현시키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한 답으로 중국 측은 "장애(차이 정권)를 배제한 상태에서, 양안(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가족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교류해야 한다"며 우호적인 생각을 표시했다. 이는 지리적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필수적인 진먼다오의 케이스지만, 대만 국민당의 수장이 많이 탄생한 지금, 대만의 많은 도시들이 중국 측과 도시 간 교류·협력을 진행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대만 중앙경찰대학의 중국 정책 전문가인 왕쯔셩(王智盛) 교수는 "대만 시민은 중국의 대만 경제에 대한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다고 지난 2년간 여겨 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방 선거에서 경제 현상을 생각하고 투표하는 사람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는 "대만인의 마음이 변화된 것으로, 중국과의 통일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정권 교체가 이루어 지면 양안 관계가 크게 호전되는 동시에 '대만의 주권 존중'을 내건 현재 차이 정권의 노선은 변경을 강요당하게 된다"며, "중국과의 관계를 둘러싸고 대만 시민들은 다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근과 채찍' 양면 정책을 취하는 중국의 대만 정책이 경제 활성화를 앞세운 국민들의 정서로 인해 성공을 거둔 셈이다.

한편,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새해 벽두에 중국과 대만이 통일을 이루기 위해 '철저한 민주적 협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자신의 재임 중에 70년에 걸친 대립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강한 의욕을 나타낸 것이다. 시 주석은 "새로운 시대에 중국의 역사적인 부흥은 통일이 '필수조건'이다. 중국은 통일될 필요가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된다"고 강조하며, "제도의 차이가 통일의 장애와 분단의 변명한이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안의 정당이나 다양한 지위의 사람들이 대표를 선출"하는 것으로, 향후 "양안의 중대 관계를 둘러싼 대화에 참여시킬 것"을 제안하며, "협상에서 양측은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견지한다는 합의가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에 상정되는 모델로 영국으로부터 반환된 후 홍콩에 적용했던 '일국양제'를 언급했다.

또한 "양안 쌍방이 하나의 중국에 속하는 것은 법적 사실이며, 어떤 인물이나 세력에 의해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하며, 차이잉원 총통의 지지자를 포함한 대만 독립추진파에 경고했다. 그리고 "중국인은 중국인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중국 정부가 "무력행사 포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향후 대만 출신의 인물도 내륙인과 동일하게 포용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편, 차이잉원 총통은 1일 신년 담화에서 "대만은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에 계속 노출되고 있다"고 호소하며, 대중 강경 노선을 유지할 생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차이 총통이 이끄는 여당 민주진보당은 지난해 11월 통일 지방 선거에서 친중 노선을 내건 야당 국민당에 대패했으며, 게다가 2020년 총통 선거에도 패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인 것으로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상태다. 결국 시 주석의 결연과 함께 중국과 대만의 통합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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