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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반도체’…非메모리로 ‘국면 전환’ 나서는 삼성·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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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반도체’…非메모리로 ‘국면 전환’ 나서는 삼성·SK

삼성전자, ‘반도체 고점’에 ‘파운드리’로 돌파…SK하이닉스, 차량용 반도체 개발 박차

[글로벌이코노믹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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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잠정실적으로 메모리반도체 분야 위기론이 현실화하면서 각 제조사들의 비메모리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 전환 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비메모리 반도체 등에 설비 투자 등 위기론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제 부진, 애플 쇼크, 스마트폰 수요 절벽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제조사들이 한층 공격적인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IoT(사물인터넷), 로봇 등 차세대 주력사업 흐름 속에 비메모리 분야 확대가 절실하다는 상황 인식도 깔려 있다.

최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D램 반도체의 올해 연평균 가격(1Gb 기준)이 지난해보다 18%가량 떨어지며 2022년까지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높은 재고 수준, 수요 부진 등으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당히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이번 하강 국면은 1년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과 관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등 비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기흥반도체 현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역량 강화 주문은 이러한 흐름과 맥이 닿아있다.

앞서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메모리사업부장, 시스템 LSI사업부장 등 거친 반도체 최고 전문가인 김기남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 대표이사의 부회장 승진은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대응책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17년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를 파운드리사업부와 시스템LSI로 조직을 재정비,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제고에 집중해 왔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4위에 그쳤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점유율 14.5%로 끌어올리며 2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중 퀄컴의 5G AP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6조원을 투자해 개발을 마친 EUV(극자외선)기반 7나노 반도체공장을 추진 중이다. 가동은 2020년으로 예정돼 있다.

최근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3나노 공정의 성능검증을 마치고 기술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면서 “파운드리 사업으로 디자인 서비스부터 패키지/테스트까지 협력을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스템반도체의 실적 기여 비중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는 미국 공장의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4분기 실적 충격 속에 SK하이닉스의 실적도 전망치를 밑돌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D램과 낸드플래시 사업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만큼 반도체 수요 감소에 취약한 구조다.

시장에선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5조3403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17.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10조618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 하락할 것으로 보고 관측되고 있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 박성욱 부회장 유임될 것이란 관측을 깨고 반도체 전문가인 이석희 사장이 SK하이닉스 CEO(최고경영자)로 임명된 것은 반도체 위기론 극복과 경쟁력 강화에 방점이 찍힌 인사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비메모리 반도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2019에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메모리는 물론 비메모리 반도체 연구개발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 차세대 자동차 시장이 본격화 되는 만큼 자동차와 전장부품 시장으로 반도체 공급 분야를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6년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오토모티브 전략팀’을 꾸렸다.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2019’에 처음으로 참가한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데뷔작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선보인 것은 의미가 크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분야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를 통해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200mm 웨이퍼 아날로그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또한 300mm 웨이퍼 CIS(CMOS Image Sensor)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