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미국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수년래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연말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셧다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시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이처럼 불안정한 증시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업들이 한층 자사주 매입에 힘을 쏟고 주가를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감돌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S&P다우존스인다이시즈의 데이터에 따르면, 1~9월의 자사주 매입은 5834억 달러(약 651조744억원) 규모로 2007년에 기록한 연간 최고 기록인 5891억 달러에 육박했다. 따라서 4분기 추가될 매입으로 12년 동안 지속된 기록이 깨질 것이라는 예상은 손쉽게 내릴 수 있다.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증시 폭락 사태를 막은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가속화 된 글로벌 경제 둔화와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장기화의 수렁에 빠지면서, 올해에는 이 같은 기대감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많은 전략가들은 기업 이익의 성장 둔화와 감세 효과의 감소에 따라 자사주 매입의 기세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셋웰스어드바이저(Cresset Wealth Advisors)의 잭 애블린 수석 투자책임자는 "2018년에 미국 기업은 발행된 주식의 2.8% 가량을 매입했으며, 이는 시세를 뒷받침해 그 효과는 배당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캐시플로우(현금 흐름)의 성장이 둔화되어, 자사주 매입의 군자금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자사주 매입이 빠진 결과, 미 증시의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