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억압과 학대를 피해 캐나다로 망명한 사우디아라비아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18·사진) 양이 15일(현지시간) 캐나다 도착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다른 여성의 자유를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녀는 준비한 아랍어 성명서를 통해 자신이 캐나다에 도착한 첫날 겪은 것과 같은 자유를 전 세계 여성들에게 향유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쿠눈은 이날 회견에서 사우디 여성들을 억압하는 남성 친족의 엄격한 후견인 제도를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가족으로부터 소중히 다뤄진 적이 없다. 나답게 내가 이렇게 있고 싶어 하는 내가 있다는 것을 허락받은 적이 없다며, 사우디에서는 이해심 많은 부모를 둔 경우를 제외하고 이것이 모든 여성에 해당된다고 토로했다. 또한 ”여성은 독립할 수 없고, 모두 남성 후견인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고 호소했다. 인권단체들은 쿠눈이 이슬람교를 포기함에 따라 조국에서 형벌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날인 14일에는 쿠눈은 캐나다 공영방송 CBC의 취재에 응해 가정 내에서 신체적 폭력을 당하고 박해를 받고, 억압당하고, 살해의 위협을 받았으며, 6개월간 감금까지 당했다며 사우디에 사는 한 내 꿈을 이룰 수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장 두려운 것은 가족이 나를 발견하면 내가 사라질 것이라는 점. 그 후 내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불안해했다.
쿠눈은 캐나다에 도착한 지금은 여행도 결혼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기뻐하며, “캐나다에 사는 젊은 여성이 모두 그렇게 하고 있는 것처럼, 나도 보통의 생활을 시작하고 싶다”라며 앞으로의 자신의 미래를 그렸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