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 인해 빠르지도 않고 공격성도 없어 보이는 해파리에 의한 피해 사례는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그 결과 일부 해양 학자들은 해파리를 심각한 해양 포식자로 분류하기에 이르렀다.
물고기 양식장도 해파리에 시달리고 있다. 독성이 강한 열대 해파리는 이미 아일랜드 연안까지 도달해 있으며, 이 해파리의 공격으로 매년 수십만 마리의 연어와 송어 떼가 괴멸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산업 피해는 발전소에서 발생하고 있다. 동력 계통에 해파리가 침입해 야기되는 사고가 일본과 미국, 스웨덴, 이스라엘, 필리핀 등에서 보고되고 있다. 피해가 심각한 일본에서 해파리는 지진에 버금가는 위험한 존재로 여겨진다.
특히 일본 열도와 한반도에 걸쳐 넓게 서식하는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몸길이 2m, 몸무게는 200㎏에 달해 해수욕장의 피서객뿐만 아니라 어업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실제 2009년 노무라입깃해파리를 물에서 끌어 올리려고 한 어부의 보트가 전복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이러한 거대한 해파리의 공격을 해안에서 볼 수 있는 날이 30년에 1번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는 매년 출몰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그런데, 해파리의 분포가 이토록 확대되어 심각한 피해를 주는 원인을 분석한 결과,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물고기의 남획'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생물학자들은 인간의 활동으로 흐트러진 '에코 밸런스'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인간 스스로 자각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를 어길 경우, 어부들의 어군 탐지기에는 물고기보다 해파리가 더 많이 탐색될 것이라고 학자들은 경고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