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정치에 관한 한 우리나라 최고 고수로 볼 수 있다. 분석력도 탁월하고, 예상도 거의 적중한다. 그만큼 정보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박지원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날이 있는 것 같다. 처음 사건이 터진 뒤 손혜원을 두둔하기에 어리둥절 했다. 뭔가 내막을 아는 줄 알았다. 결국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박 의원도 입장을 바꿨다.
박 의원은 "300여명에게 부동산 구입을 권했다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복덕방을 개업했어야 옳다. 저도 속고 모두가 속았다"면서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이실직고하고 당당하게 검찰 조사를 받아 사실을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목포 구도심 도시재생과 관련한 '쪽지예산' 논란에 대해선 "제가 저희 당 의원들 협조를 받아 확정했다"면서 "결코 쪽지예산이 아니며 해당 상임위, 예결위에서 합법적으로 증액, 정부의 동의를 받았다"고 했다.
손혜원은 계속 버티고 있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그래도 된다. 하지만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언론의 의혹 제기는 계속되고 있다. 목포 뿐만 아니라 여러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생사람을 잡아선 안 된다. 그런데 손혜원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야당의 공세는 더 강해지고 있다.
한국당 김순례 원내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손 의원의 '초권력형' 비리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의 비리 의혹일 뿐인데 청와대와 민주당이 총동원돼 엄호하고 있다"며 손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와 함께 검찰의 수사 착수를 촉구했다. 바른미래당도 손 의원 의혹과 관련한 대여공세에 가세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손 의원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다는데, 손 의원의 몰염치와 민주당의 무능한 대응이 놀랍다"면서 "손 의원의 당당함의 근거가 정말 청와대에 있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다시 한 번 손혜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한다. 진정성을 보이려면 목포에서 사들인 부동산을 기부채납하라. 그럴만한 용기는 없는가.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