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춘절 앞두고 중국서 공장폐쇄 잇따라…무역전쟁으로 고용에 '그림자'

공유
1

[글로벌-Biz 24] 춘절 앞두고 중국서 공장폐쇄 잇따라…무역전쟁으로 고용에 '그림자'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 휴가 중인 2000명 직공들에게 일방적 해고 통보

수주가 줄어든 중국 제조업 기업들이 2월 춘절(구정) 휴가 훨씬 오래전부터 공장을 폐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둥관 시내 전경.이미지 확대보기
수주가 줄어든 중국 제조업 기업들이 2월 춘절(구정) 휴가 훨씬 오래전부터 공장을 폐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둥관 시내 전경.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미중 무역 마찰의 영향으로 수주가 줄어든 중국 제조업 기업들이 2월 춘절(구정) 휴가 훨씬 오래전부터 공장을 폐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춘절 연휴가 끝나도 작업이 재개되지 않고 폐업으로 이어지는 공장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광둥성 둥관에 있는 덴마크의 해운 복합 기업 'AP 몰러 머스크(AP Moeller Maersk)'의 공장은 직공들에게 2개월의 유급 휴가를 주며 일찌감치 귀성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하지만 1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3일 직공들의 기쁨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머스크가 2000명의 직공들에게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보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지난주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2000명을 해고한 사실을 알렸다. 이 회사는 11월 미중 무역 마찰이 컨테이너선 수요를 직접 타격할 것이라는 예상에 대응해 사전 직공들을 고향으로 보낸 후 시장 동향을 주시해 왔다. 그런데 상황이 여의치 않자 곧장 해고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컬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중국원양해운그룹(COSCO)의 자회사 2곳은 미중 무역 마찰에 대응해 광둥성의 선적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둥성 통계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원양이 선적 수를 줄인 결과 최근 화물선의 취급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춘절 전후에는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수천만명의 중국인들이 귀성길에 오른다. 땅덩어리가 워낙 넓은 이유로, 통상 관습적으로 1개월 정도의 휴가가 주어진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휴업에 돌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이 몰려있는 둥관의 경기는 눈에 띄게 느려지고, 많은 소매점이나 음식점마저 셔터를 닫았으며, 심지어 일부 공장은 폐쇄된 채 매물로 나왔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직공들이 복귀 장소를 잃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인구 1억명이 넘는 광둥성의 총생산(GDP)은 1조3000억 달러(약 1462조원)에 달해 스페인과 호주에 달하는 규모로, 중국 내에서도 단연코 최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광둥 지역의 경기 둔화 추세를 통해, 중국 해안에 위치한 수출 의존형 항구 도시 모두에게 있어서 장래 불길한 징조를 전망할 수 있다. 무역 분쟁이 길어지면 중국 전체의 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