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아헨에서 새로운 독일·프랑스 우호조약에 서명했다. 신 조약은 독일과 프랑스 전후 화해 초석이 된 엘리제조약(1963년 체결)을 보완한 것으로, 정치·경제뿐만 아니라 군사 분야 등에서도 양국의 제휴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과의 통상정책을 둘러싼 대립이나 영국의 이탈 문제로 유럽연합 (EU)의 결속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양국은 평화유지의 기반인 EU를 옹호하는 자세를 명확하게 했다.
유럽에서는 지금 젊은 층의 높은 실업률과 이민난민대책 등으로 EU의 과제 해결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반EU를 앞세운 우파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세력이 신장하고 있다. 다가오는 5월 유럽의회 총선거에서는 독일과 프랑스에서 정권을 잡은 중도우파좌파 세력이 고전하는 한편 반EU 세력이 의석을 늘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기념사에서 “유럽에서도 배타적 애국주의가 확산되고 다자간 협조는 시련을 겪고 있다. 전후 74년이 되는 지금 인명이 경시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며 안전보장 정책을 포함시킨 신 조약의 의의를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독일과 프랑스는 오늘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라고 말하며 유럽의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양국이 협조할 결의를 밝히며 이에 화답했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