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다양한 환경 문제가 거론되고 있으며, 그 영향은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경제 및 기업 활동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비영리 단체 'CDP'는 최근 전 세계 7000개 기업에 대해 "기후 변화가 사업에 미치는 리스크와 기회" 등을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이어 코카콜라는 "음료 제조에 필요한 물 부족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등 많은 기업들이 환경 문제가 기업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애플을 비롯한 일부 기업은 가뭄과 허리케인, 산불 등 대규모 기상 재해에 휩쓸린 세계에서 "더 많은 매출을 전망할 수 있다"고 답했다. "사람들이 심각한 재해가 발생하는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자신의 안전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다"고 애플은 말했다.
애플은 이 같은 결과가 예상되기에 "아이폰의 매출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허리케인이나 홍수 등의 재해가 닥쳤을 경우, 가족이나 지인들과 연락을 취해 안부를 확인하고 싶어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며, 이 때문에 스마트폰 등의 기기가 그 수요에 부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애플은 여기에 한술 더 떠 "아이폰은 비상 라이트와 사이렌 역할도 가능하며, 부상을 입은 사람의 응급처치법을 확인할 수도 있다. 심지어 라디오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자동차 배터리와 수동식 충전기에서도 전원을 취할 수 있다"며 아이폰이 재해에 유용한 장치라고 어필했다.
그런데 이처럼 재해의 증가와 기후 변화에 의해 이익을 전망할 수 있다고 답변한 기업은 애플뿐만이 아니었다. 일부 금융기관 중에는 "재해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이 변화하게 되면, 그에 필요한 자금 수요로 인해 대출을 원할 수도 있다"고 답한 곳도 있고, 가전 업체들 중에는 '기후 변화로 선풍기나 에어컨 등 전자 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는 곳도 있었다.
결국 CDP의 이번 보고서는, 비록 지구 환경이 최악의 상황에 닥쳐 세계가 종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일지라도, 기업은 더 큰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