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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KCGI-국민연금, ‘勢경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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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KCGI-국민연금, ‘勢경쟁’ 시작됐다

소액주주 결집 나선 KCGI, ‘주주권 행사’ 결정 앞둔 국민연금…‘전선 확대’ 본격화 전망

[글로벌이코노믹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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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경영권을 둘러싼 국민연금과 KCGI, 한진 일가간 세력 경쟁이 본격화 할 전망이다.

조 회장 오너 일가 등에 선전포고를 날린 행동주의 펀드인 KCGI가 소액주주 결집에 돌입했고, 대한항공의 2대 주주, 한진칼의 3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조만간 주주권 행사 여부를 최종 결정키로 하면서 조 회장 일가와 KCGI, 국민연금간 우군 확보를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한 KCGI는 예상대로 소액주주 결집에 나섰다. KCGI는 25일 ‘밸류 한진’ 사이트를 통해 “KCGI의 활동에 동참을 원하시는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 진에어, 한국항공 주주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라며 주주 확보에 돌입했다. 주주가 이에 동의하면 한진칼과 한진의 소액주주에 신상정보, 연락처, 보유주식, 수량 등의 내용을 요청하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KCGI는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제고 ▲사회적 신뢰 제고 등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한진그룹 측에 공개 제안했다. 지배구조와 책임경영체제 확립 차원에서 KCGI 추천 사외이사 2명과 외부전문가 3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 설치와 보상위원회, 임원추천위원회 도입도 요구했다.

또한 KCGI는 “한진칼과 한진의 대주주와 경영진들이 전향적인 자세로 응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들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세력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KCGI은 사이트를 통한 소액주주 모집은 조 회장 일가와의 세대결을 앞둔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도 오는 1일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진그룹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와 범위를 최종 결정한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수탁위에서 반대를 표시한 지난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경제추진전략회의에서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대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해 그 책임을 묻겠다”고 언급함에 따라 기금운영위가 어떤 방향성을 택할지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의 여전한 ‘재벌개혁’ 기류 속에서 국민연금도 선택의 폭이 줄어들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반대와 찬성을 놓고 국민연금의 갈등이 표출됨에 따라 내부 진통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 주주총회 6주 전에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여부를 통보해야 하는 만큼 늦어도 오는 8일까지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로 방향을 잡게 될 경우 자연스레 KCGI와의 연합전선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범위에 따라 느슨한 연대도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KCGI의 우호세력 확보 규모에 따라 국민연금과의 연대 가능성을 높이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면서 “한진그룹도 우군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입장으로 치열한 물밑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