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25일 국내 최초로 원자력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로렌스 상을 수상한 장윤일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석학교수를 초청, ‘세계 원자력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한 특별 강연을 통해 미래 원자력 에너지의 필요성과 안전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와함께 친환경 에너지 사용 정책을 추진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과 초과 전력 관리에 실패한 독일 정책 실패 사례를 들면서 기존 정책에 대한 재고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 5년간 1810억 달러(한화 203조 226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34 GWe) 규모의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을 건설했다. 그는 “독일은 지난 5년간 1810억 달러(약 200조 원)를 투자해 약 34 GWe(기가와트일렉트릭·1GWe는 원전 1기 설비용량) 규모의 풍력 및 태양광발전을 건설했다. 그러나 풍력과 태양광은 약 20~25%의 시간 동안에만 전력을 생산하며 전력을 생산하지 않는 시간을 위해 대체 에너지원이 필요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같이 폐쇄된 전력 시장에서 시간대 별로 초과 또는 부족한 전력의 관리는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며 이로 인해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의 이점은 대부분 무효화 될 것이다”이라고 전망했다.
장 교수는 원자력이 한국 에너지 안보에 계속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원자력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지진폭이나 파괴력 측면에서 한·일 지진은 천지차이인 만큼 한국에서 지진에 따른 피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후쿠시마 사고의 경우 사상자가 대부분 쓰나미 때문에 발생했고 발전소에선 1명의 희생자도 없었다”며 원자력이 생각보다 안전한 에너지원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특히 2016년 경주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은 후쿠시마 인근에서 발생한 9.0 수준의 지진과 비교했을 때, 지진 폭은 1600분의 1, 파괴력은 6만4000분의 1에 불과했다며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또 “원자로만 봐도 강철과 콘크리트로 5차 방어선까지 갖출 만큼 안전하다"고 강조하며 “장기적으로 볼 때 사용후 핵연료 처분 방법의 하나인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확보하는 국가가 원전 기술 선도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은 일부 원전을 폐쇄하였고 독일은 탈원전 정책을 다시 채택했다"며 "그러나 다른 국가에서는 원자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전 세계가 원전 건설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는다는 주장과는 달리 1995년 이래 한국, 인도, 중국, 러시아, 벨라루스 및 우크라이나에 약 80 개의 신규 원전이 건설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향후 10년 안에 중국을 비롯한 19개국이 100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도 말했다.
한편 로렌스 상은 1959년 12월 제정됐으며 장윤일 교수는 1993년 일체형 고속로 개발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공로로 이 상을 받았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