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은 횡단보도에 접근하는 차량과 보행자 모두에게 각각 경고를 보냄으로써 차량 감속을 유도하고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차세대 보행자 교통사고방지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건설연 김종훈 박사 연구팀은 차량 운전자에게 보행자 유무를 알리는 동시에 보행자에게도 접근차량을 알리는 경보 시스템을 개발했다.
우선 운전자에게는 경보등과 전광표지를 이용해 보행자가 있음을 알린다. 횡단보도 주변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 횡단보도에 접근하는 보행자를 인식하는 순간 횡단보도 노면에 매설된 고휘도 'LED 바닥경광등'과 횡단보도 양 끝에 세워진 '도로전광표지(VMS)'가 작동한다.
총 1000여대의 차량에 대해 설치 효과를 분석한 결과 83.4%의 차량이 보행자를 인식하고 감속했다. 제한속도 50km/h 도로에서 조사된 횡단보도 전면 차량 최종 평균 속도는 26.8km/h였다. 설치 이전 평균속도 32km/h에 비하면 20% 가까이 감속하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동시에 보행자에게는 시각, 청각, 촉각을 이용한 3중 경보시스템이 작동된다. 시속 10km/h 이상의 차량이 접근시, 횡단보도 바닥면에는 프로젝터를 이용한 경보 이미지(로고젝터)가 표시된다. 동시에 스피커에서는 위험 알림 경보가 울린다.
특히 스마트폰을 보며 접근하는 보행자에게는 스마트폰을 통해 경보메시지를 보여준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사전에 무료 앱을 깔아두면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차량 접근 시 스마트폰 화면에 경보가 뜨고 진동이 울린다.
연구책임자인 김종훈 박사는 "보행자 사고다발 지역인 비신호교차로 및 지방부도로 설치 시 효과가 탁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운전자가 내비게이션 앱 등에서 바로 경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위험상황 인지시 차량 자동제어까지 가능하도록 추가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현재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 특히 효과적이나 향후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을 통해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에도 도입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시스템은 일산 백병원 앞에 시범 설치, 운영 중이다.
김철훈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