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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아마존 vs 알리바바, 베트남서 '전자상거래 선점'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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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아마존 vs 알리바바, 베트남서 '전자상거래 선점' 혈투

알리바바, 자회사 라자다 통해 배송정책 특화 vs 아마존, 상품수출 플랫폼 제공 차별화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베트남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이미지 확대보기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베트남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전자상거래 사업의 금광'으로 평가받고 있는 베트남에서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시장 점유율을 놓고 격돌한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알리바바에 이어 아마존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기업과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다.

28일(현지 시간)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전자상거래 매출액은 2016년부터 매년 20%씩 증가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5년 전자상거래 매출액이 1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00억 달러는 베트남 소매 시장 전체 매출액의 5%에 불과해 2025년 이후에도 전자상거래 시장은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의 아시아 지역 경제학자 겸 전무 이사인 시몬 뱁티스트(Simon Baptist) 박사에 따르면,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전자상거래 시장 중 하나다.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 인구가 2030년까지 1800만명으로 증가하고, 그 중 30% 이상이 하노이와 호찌민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청년층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빈도도 많아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전자결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20년까지 국가내 지불 결제 거래의 50%를 전자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베트남 진출을 선언했지만, 이미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시장에 진을 치고 있다.

◼︎ 억만 장자 간 격돌


지난해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맺은 베트남 전자 상거래 협회(VECOM)의 응우옌탄흥(Nguyen Thanh Hung) 회장은 "베트남에는 이미 라자다(Lazada), 티키(Tiki), 쇼피(Shopee), 아다로이(Adayroi)와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자리잡고 있지만, 다른 업체가 진입, 성장해 나갈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응우옌 회장은 "아마존이 베트남에 진출하면, 경쟁 업체들, 특히 알리바바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은 분명하다"며 "알리바바는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동남아 6개국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 1위인 라자다의 지분을 51%에서 83%로 늘렸다. 덕분에 알리바바는 라자다를 통해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억만 장자 마윈 회장의 소매 대기업 알리바바는 베트남 시장에서 억만 장자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다.

라자다는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에 15만5000개 판매 업체와 3000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5억6000만 명의 회원에게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라자다 쇼핑몰에서는 대형 가전부터 가정 용품, 장난감, 패션, 스포츠 장비까지 3억 종류가 넘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 텐센트는 동남아 시장에서 모바일 기반의 전자상거래로 탄탄한 입지를 다진 쇼피(Shopee)를 앞세워 베트남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쇼피가 라자다를 제치고 베트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베트남 자체 전자상거래 업체 티키는 국내외 투자 자금을 받아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빈그룹 산하의 아다로이는 빈마트, 빈마트 플러스와 같은 전국 규모의 소매 체인을 기반으로 고객수를 늘려가고 있다.

◼︎ 아마존과 알리바바, 베트남 시장 양분할 듯


업계에서는 자본력, 물류 네트워크, 기술력 등을 놓고 볼 때 알리바바와 아마존 두 업체가 베트남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두 업체는 베트남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각각 특화된 거래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라자다는 상품 운송이 용이한 물류 시스템 구축에 집중했다. 라자다 베트남의 장이씽(Zhang YiXing) 대표는 "라자다는 베트남 기업들이 언제 어디로든 상품을 쉽게 운송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8개 주요 도시에 무료 배송 정책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페이스북에 베트남어와 영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해, 베트남 판매자와 전 세계 구매자들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아마존은 베트남 판매자들에게 국내는 물론 해외에 상품을 팔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마존 동남아시아 담당 버나드 테이(BERNARD TAY) 이사는 "베트남에서 생산한 가정 용품, 의류, 가죽 신발, 공예품 등은 아마존에서 인기있는 품목들이다. 베트남은 아마존을 통해 상품을 수출할 수 있는 선도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베트남 상품이 구매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도록 쇼핑몰 내에서 효과적인 문구와 디자인 이미지를 적용할 방침이다.

시장 조사 업체인 닐슨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품질 대비 낮은 판매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고객 관리, 마케팅, 쇼핑 과정에 대용량 데이터 처리 및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기술을 적용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베트남 시장에서 아마존과 알리바바 중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모르지만, 베트남 기업과 소비자가 이익을 얻을 것은 분명하다. 두 업체 모두, 베트남에 글로벌 셀링, 드론 배송과 같은 최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몬 뱁티스트 박사는 "아마존이 베트남에서 물류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베트남의 교통 인프라가 아직 취약해서 도시와 지방간 운송 비용이 비싸다"고 말했다. 반면에 베트남 판매인들이 국내외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확실한 루트를 확보해 준다는 점에서 시장에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