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현지 채무 4억 달러 이상을 갚지 못해 지난 8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고 법원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29일 아시아 센티널 등 필리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상원 야당 의원인 산토니오 트리아네스 4세 의원은 중국의 수빅 시설 인수는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릴리아네스 의원은 최근 기자들에게 “한진이 중국 기업 손에 들어간다면 문제가 되는 것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꽤 적극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레이스 포우 상원의원은 수빅만 전략자산의 외국인 소유에 대한 법률과 규제의 틀의 필요성을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중국은 ‘일대일로’ 계획에 따라 필리핀에 24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차관 등을 제안해 두테르테의 인프라 건설 계획에 동력을 제공했다. 남중국해 제도를 차지해도 아무런 말도 못한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이 필리핀 경제에서 큰 역할을 하도록 내버려 둔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은 또 동북아와 동남아, 호주를 연결하는 맥을 끊을 수 있다. 미 해군은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과 중국 유조선 간 해상밀거래를 감시하는 다국적 해군기동단을 운용하고 있는데 여기에 호주와 뉴질랜드가 참가하고 있다.
중국 해군이 필리핀 수빅항에 전개되는 경우, 수빅항은 호주 해군과 뉴질랜드 해군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캐나다와 연합작전을 위해 동중국해로 이동하는 것을 견제할 수 있다. 필리핀 내에서 안보우려가 나오는 것은 바로 이런 맥락을 감안한 것이다.
수빅조선소 국유화론도 중국 비판론과 맞닿아 있다. 필리핀 내에서는 수빅조선소가 필리핀 내 최대 투자자이자 필리핀 조선산업 유지의 핵심 열쇠로 간주되고 있다. 수빅조선소는 2006년 건조를 시작해 2008년 첫 번째 선박을 인도했으며 일본이 세부섬에 소유하고 있는 조선소와 함께 단기간에 필리핀을 총톤수에서 세계 4위인 선박건조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런 이유에서 국유화론이 나온다.
델핀 로렌자나 국방장관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수빅조선소 국유화안을 제안했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센티널에 따르면, 로렌자나 장관은 정부는 소수 지분을 보유하고 다수 지분은 민간 기업이 갖는 방안을 제안했다. 반면, 후안 미겔 주비리 상원 다수당 대표는 정부가 대주주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렌자나 장관은 필리핀 해군이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자체 함정 생산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런 안을 내놓았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