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기기대기업 화웨이와 멍만저우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 당국에 기소됨으로써, 중국의 시진핑 지도부가 멍 피고를 체포한 캐나다에 걸어 온 인질외교가 불발에 끝날 전망이 높아졌다. 또한 30일에 시작되는 미·중 장관급 무역협상에서 통상마찰 완화를 향한 길을 걷고 싶은 중국에는, 화웨이 문제로 미 측을 강하게 자극하는 것은 피하겠다는 속내도 엿보이고 있다.
멍 피고의 기소 이후에도 중국은 캐나다가 미국을 위해 그녀를 인도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고하고 인질외교 압박을 펼쳐왔다. 하지만 겅솽 외교부대변인은 29일 멍 씨 문제가 미·중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양측 협상단이 서로 의견접근을 이뤄 수용 가능한 합의에 이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화웨이 사태와는 별개로 협의를 적극 추진하는 자세에 변화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멍 씨를 기소한 미국에게는 극도로 자제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캐나다에 대한 강경한 대응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중국정부의 움직임을 두고 베이징의 한 개혁파 정치학자는 “중국에 있어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역협상의 성공이며, 그 외는 2차적인 문제로 명백한 우선순위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