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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산적한 대기업 총수, 너도나도 ‘명절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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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산적한 대기업 총수, 너도나도 ‘명절 구상’

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미래 먹거리 확보 골몰
대내외 변동성 대비책 마련…설 이후 ‘명절 구상’나올까?

[글로벌이코노믹 민철 기자]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설 연휴 기간 동안 세계 경기 변동성에 대비한 경영 전략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핵심사업 기틀 마련 등 ‘명절 구상’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 본 주요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위축 조짐에 따른 추가적 경영 전략을 세워야 한다. 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 전략 마련과 동시에 미중 무역전쟁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정치 변화 등 각종 대외 변수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해야 한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로부터 국내 경기 침체 등에 따른 고용과 투자 확대 압박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대기업 책임론’까지 덧씌워지면서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고민이 한층 깊어지는 설 명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설 명절 전후로 중국 반도체 공장 출장에 나선다. ‘반도체 위기론’이 삼성전자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남에 따라 해법찾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부회장이 신년 첫 출장지로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반도체 공장을 선택한 것도 반도체 위기론과 무관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에 “진짜 실력은 이제부터”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이 부회장의 반도체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 부회장은 중국 출장을 시작으로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사업으로 꼽고 있는 5G(5세대 이동통신), AI(인공지능), 바이오, 전장부품 등 신사업 기반 마련을 위해 글로벌 행보를 본격화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각종 경영현안 등 산적한 과제 풀기에 여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수소 경제’에 선봉에 선 만큼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대차는 문재인 정부와 협력해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8조원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수소전기차 인프라 확대 등도 고민해야 한다.

진통을 거듭해 온 광주형 일자리도 정 수석부회장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보조 맞춰 추진한 ‘광주형 일자리’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광주형 일자리가 새로운 노사관계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와는 달리 현대차의 판매 부진 등으로 올해 실적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노조를 비롯한 민주노총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사업 진행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분할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제시했지만 미국계 행동주의 엘리엇의 반대에 무산됐다. 올해 현대차가 재배구조 개편을 시도할 경우 엘리엇이 어떤 식의 행동에 나설지에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또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투입돼야 하는 막대한 비용도 정 수석부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반도체 위기론’을 비롯해 SK의 반도체·소재, 모빌리티, 에너지 신산업 등 5대 중점분야에 초점을 맞춰 설 연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반도체 위기론에서 최 회장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다.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할 당시 SK그룹 안팎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반도체 분야의 진출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최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를 결정했다. 지난 2011년 3400억원을 들여 인수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21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그룹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최 회장이 반도체 분야에 또다른 승부수를 던질지에 관심이 모아지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역시 최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안으로 이동통신 사업부문과 투자 사업부문으로 나누는 물적 분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적 분할 후 SK텔레콤 투자부문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SK텔레콤 통신사업부문,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등은 중간지주사 밑에 놓이게 된다. 현실화 될 경우 효율적인 사업구조가 마련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해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올해로 2년차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명절 구상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맞추질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로봇과 AI 등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지난해 LG전자는 국내 로봇 전문 업체 ‘로보스타’의 지분 30%를 확보하고 해외 첫 AI 전담 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하는 등 사업 다지기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미래 사업 발굴에 집중해 온 구 회장이 올해는 한층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그룹의 계열분리 문제도 구 회장의 숙제다. 장자승계 원칙을 지키고 있는 LG그룹 전통에 따른 것으로 계열분리를 통해 독자적인 경영에 힘을 실어왔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