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일자리] 고용률 좋다는 정부의 ‘자료집’

기사입력 : 2019-02-08 06:05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center
[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정부가 희한한 ‘자료집’을 냈다.

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작한 ‘국민이 궁금한 우리 경제 팩트 체크 10’이라는 자료집이다.

정부는 이 자료집에서 “청년고용률과 고용의 질은 나아지고 있고, 가계소득이 늘어났으며, 노동생산성은 높아졌다”고 밝히고 있었다.

또 “청년고용률은 주로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연령대(25∼29세)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고, 실업률은 하락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자료집을 보고 정부가 정책을 잘했다고 믿을 국민은 아마도 희박할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8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만 봐도 알 수 있다. 작년 연간 취업자는 고작 9만7000명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8만7000명이 감소한 이후 가장 적었다고 했다.

작년 실업자는 107만3000명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3.8%로 전년보다 0.1% 포인트 올랐고, 고용률은 60.7%로 2017년보다 0.1%가 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지급된 실업급여가 2017년보다 무려 27%나 늘어난 6조6884억 원에 달했다는 통계도 있었다. 실업급여 수급자도 139만1767명으로 9.3%가 증가, 2010년 이후 가장 많았다고 했다.

게다가, 같은 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청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전혀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다.

“1월 고용지표는 지난해 1월과 비교되는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면,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소비자 심리 개선 등 긍정적 신호에도 기업 투자가 부진하고 일자리도 엄중한 상황”이라고 덧붙이고 있었다. 그런데 자료집은 ‘청년고용률 큰 폭 상승, 실업률 하락’이었다.

자료집이 솔직하게 밝힌 부분이 있기는 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용 여건이 어렵다”는 얘기를 포함시킨 것이다. 이 얘기는 홍 부총리가 지난달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9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 한 말과 비슷했다. 당시 홍 부총리는 “2021년까지 3년은 취업이 굉장히 이려울 수 있다”면서 “올해 일자리 15만 개를 만드는 데 전력투구하겠다”고 했었다.

정부는 작년 말에도 정책을 ‘자화자찬’한 바 있었다. 기획재정부가 ‘국민이 뽑은 올해 정책 MVP’로 ‘생활 SOC와 함께하는 우리 동네 리모델링’이 뽑혀 ‘으뜸상’을 받았다고 발표한 것이다. ‘버금상’과 ‘투자 카라반’이라는 것도 선정하고 있었다.

기획재정부는 이 ‘우수한 정책’을 일반 국민 720명, 정책 전문가 16명, 출입기자단 60명 등 모두 796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해서 선정했다고 했다. 일주일이나 걸려서 했다는 투표에 들어간 비용도 당연히 국민이 낸 세금일 것이었다.

이번에 만든 자료집도 다를 것 없었다. 약 2만 부나 제작, 전국의 초중고교∙대학∙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여당 등에 배포되었다고 했다. 적지 않은 인력과 경비를 들였을 것이다.

홍 부총리의 말처럼, 지금 나라 경제는 ‘엄중한 상황’이다. 작년 경제성장률은 2.7%에 그쳐, 2012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았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하향조정하고 있다.

수출은 작년 12월 1.2%가 줄어든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5.8%가 감소했다. 잘 나가던 수출마저 어려워진 것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력투구를 해도 부족할 시간에 정부는 자료집을 2만 부나 찍어내고 있었다.


이정선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데스크) jslee@g-enews.com

오늘의 핫 뉴스

실시간 속보

금융 최신기사

데스크칼럼 많이 본 기사

가장 많이 공유 된 기사

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