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회사, 하꼬방 같다는 말도 나왔다. JTBC를 겨냥한 것이었다. 손석희가 자기 아니면 안 된다는 말투였다. 과연 그럴까. 사주들은 냉정하다. 용도가 다 됐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폐기처분한다. 지금 당장은 안 내팽개칠 것이다. 사람들의 이목이 있기에. 그러나 수사 방향이 불리한 쪽으로 진행되면 그만두게 할 가능성도 크다. 스스로 사퇴하도록.
기자들이 사주 일가에게는 비굴한 모습도 보인다. 자신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취재원들에게는 떵떵거려도 사주 앞에서는 한마디도 못한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휴일날 한 젊은 사주가 아들을 데리고 회사에 나타났다. 사주보다 나이가 많은 편집국장이 그 아들을 안고 볼에 뽀뽀를 하는 등 갖은 아부를 했다고 한다. 이것을 젊은 기자들이 지켜봤다.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JTBC는 손석희가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홍씨 부자도 인정할 터. 손석희를 영입할 때부터 보도국은 전부 그에게 맡길 정도였다. 보도국만큼 손석희 왕국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런 만큼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사실 특종도 많이 터트렸다. 그것은 독자들도 인정하는 바다. 손석희는 앵커 멘트 등을 통해 많이 꾸짖었다.
그런 손석희가 쌍욕을 하고, 비속어를 남발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내 귀를 의심하기까지 했다. 13일 경찰조사를 받은 자유청년연합 장기정 대표는 “가면을 벗기고 싶어서 고발하게 됐다”면서 “손석희 대표이사 뿐 아니라 (JTBC) 윗선에서도 논의된 내용이라면 그들에게도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손 대표이사의 배임과 배임미수 혐의는 분명해 보인다”면서 “손 대표이사가 취업을 시켜주고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의 회사에) 투자를 해주겠다는 내용이 김 씨와 손 대표이사가 나눈 메신저 대화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도 관련 논의를 했다면 배임미수, 배임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손석희 사건이 홍씨 부자에게로도 튈 수 있는 대목이다. 홍씨 부자가 손석희와 계속 동거를 할까.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