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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광주시민 5·18 망언 규탄을 똑똑히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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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광주시민 5·18 망언 규탄을 똑똑히 보라

광주 금남로서 집회 열고 한국당 의원 셋 제명 등 촉구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16일 오후 광주시민들이 금남로를 메웠다. 자유한국당 의원 셋의 5·18 망언을 규탄하기 위해 다시 모인 것. 39년 전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역사는 정직하다. 그런데 그 역사마저 부정하려고 하니 시민들이 들고 일어선 것. 의원 셋, 자유한국당이 백번 잘못 했다.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이 옳다.

겉으론 사과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족을 단다. 그러니 더 분노하는 것이다. 사과는 그냥 고개를 숙이면 된다. 무슨 조건부냐. 광주의 상처는 건드릴수록 더 커진다. 이제 아물려고 하는데 또 다시 건드린 격이다. 광주의 아픔은 모두 안고 가야 한다. 그리고 스러진 영령들에 대해서는 마음 속으로 짐을 지고 사는 게 살아 있는 자의 남은 도리다.
5·18 민주화운동의 중심지였던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는 분노에 찬 광주 시민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을 퇴출하라', '자유한국당은 사죄하라'고 적힌 피켓을 흔들며 '5·18 망언'을 강하게 비난했다. 당시의 참상을 까마득히 모르는 젊은이와 어린이도 많이 눈에 띄었다. 5 ·18은 광주의 자랑스런 역사이기도 하기에.

특히 광주 시민들은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의 요구에 분통을 터뜨렸다. 시민군에 참여했던 이동계씨는 “유공자 명단은 5·18 기념공원 후문 지하에 가보면 4500여명 명단이 명시돼 있다”면서 “명단이 공개돼 있는 상태에서 어떤 트집을 잡기 위해서 명단을 공개하라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현장을 와서 보라는 얘기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대회사에서 "80년 총칼의 학살이 망언의 학살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광주시민 모두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가지고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5·18을 왜곡·폄훼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책임을 묻고 역사왜곡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 정치권이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시민들은 자유한국당 망언 국회의원 3명과 지만원씨의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 행사를 연 데 이어 5·18 민주광장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광주 세무서까지 왕복 2㎞ 구간을 행진했다. 이에 앞서 자유연대·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등 4개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광주 동구 금남로 4가에서 회원 250여명(주최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고 “5·18 유공자 명단과 공적조서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가짜 유공자 밝혀내어 광주시민 명예회복하자’, ‘5·18유공자 공적조서 투명하게 공개하라’ 등이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명단 공개를 촉구했다.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는 “5·18유공자 명단에는 당시 광주에 없던 일부 정치인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단체의 집회도 자유이긴 하다. 그러나 광주영령들을 욕보이게 해서는 안 된다. 반대를 위한 반대도 곤란하다. 역사의 심판은 준엄하다. 이성을 찾자.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