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동전 택시기사 살려내라 며느리의 절규, 청와대 청원 폭발 폭행치사죄 처벌

공유
0

동전 택시기사 살려내라 며느리의 절규, 청와대 청원 폭발 폭행치사죄 처벌

동전 택시기사 살려내라 며느리의 절규,  청와대 청원 폭발  폭행치사죄와 단순폭행죄의 차이 이미지 확대보기
동전 택시기사 살려내라 며느리의 절규, 청와대 청원 폭발 폭행치사죄와 단순폭행죄의 차이
[글로벌이코노믹 김재희 기자] 동전 택시기사 살려내라 청와대 청원 폭발,

동전 택시기사를 살려내라는 청와대 청원에 지지 여론이 폭발하고 있다.
내리면서 택시기사에게 동전을 던져 사망에 이르게 한 가해자를 처벌해달라는 것이다.

다음은 동전택시기사 며느리가 쓴 청원의 글.

저는 이 사건으로 고인이 되신 아버님의 며느리입니다.

12월 8일 저희 아버님의 사건발생 후, 49재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2월 12일 여러 미디어에 보도되기까지 가해자로부터 최소한의 진심 어린 사과가 전달되기만을 기다려왔습니다. 최근 우연치 않게 SNS를 통해 보게 된 가해자의 평화로운 셀카 그리고 면접준비 모습을 보니 그 동안의 기다림은 우리 가족들만의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억울한 마음으로 아버님을 보내드릴 수만은 없고 이후 또 다른 저희 아버님을 만들지 않기 위해 많은 고민 끝에 늦게나마 청원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12월8일 새벽 저희 아버님께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손님을 태우고 택시운전대를 잡으셨습니다. 하지만 어떤 손님을 태우고 목적지까지 모신 후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직 추스르지 못한 마음과 떨리는 손으로 아버님이 돌아가신 그날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아버님은 두명의 손님을 태우고 잠시 이동 후 한 명을 내려준 뒤 다시 목적지를 묻습니다. 그때부터 “기분 나쁘냐 손님에게 말투가 머냐”고 시비를 걸며 욕설과 반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후 “그냥 가”, “왼쪽”, “세워” 등 도를 넘는 일종의 갑질식 말과 행동을 계속하며 손님의 목적지 지하2층 주차장까지 도착하였습니다.

술에 취한 손님을 상대로 더 이상의 언쟁을 피해 돌아서려는 아버님을 붙잡고 가해자는 계속 심한 욕설로 일관하다 결국 주차된 본인의 차에서 동전을 들고 나와서는 아버님의 얼굴에 던지게 됩니다.

그 후 아버님은 경찰에 신고를 하시고 바로 그 자리에 주저 앉으십니다. 몇 분 뒤 주저앉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뒤로 넘어져 쓰러지시고 그 모습은 이 세상에서 아버님의 마지막 순간이 되고 맙니다.

쓰러져버린 아버님은 그 자리에 수 분 동안 방치되었기에, 신고로 출동한 경찰 그리고 뒤이어 119가 도착했음에도 이미 골든타임은 놓쳐버린 뒤였습니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 일이지만 당시 정신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장례를 치르며 전해 듣게 된 아버님의 부검 결과는 스트레스성 급성 심근경색이었고 경찰의 수사 결과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아파트 CCTV와 블랙박스의 영상을 토대로 검토해 본 결과 폭행 사실은 인정이 되나 폭행치사로까지는 적용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폭행죄로 검찰에 송치된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작년에 칠순을 맞이하셨고 예전에 운동관련 직업에 종사하셨으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꾸준히 체력을 길러오며 운동을 하셨던 분입니다. 사고 한 달 전 받으신 건강검진 결과도 이상이 없었습니다.

정말 아버님의 죽음에 그 손님, 그 가해자의 행동이 단 1% 영향도 끼치지 않았을까요?

그냥 단순한 폭행이라면 왜 아버님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셨던 걸까요?

명백히 폭행도 인정되고 그 결과 사망한 피해자도 있는데 왜 폭행치사가 아닌 단순 폭행인건가요?

경찰은 신체접촉이 없었다 이야기하는데 그럼 원거리에서 둔기를 던져 사망해도 폭행인가요?

꼭 신체접촉이 동반되어 주먹으로 맞거나 칼에 찔려야 폭행치사죄가 성립되는 건가요?

저희 아버님은 평생 살면서 이전에는 한 번 들어보지도 못하셨을 험한 말들을 며느리인 저보다도 어린 사람으로부터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악의 가득 담긴 동전을 몸에 맞는 일은 그 누구라도 평생 단 한 번 겪어 보기 조차 어려운 일일 겁니다. 그만큼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고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매우 모욕적인 일이었던 것입니다.

급성 심근경색에 있어 가장 중요한 발병요인이자 흔한 원인 중의 하나는 극심한 스트레스입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가해자의 행동에 돌아가신 우리 아버님은 단 한순간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셨을까요? 꼭 맞아야만 멍이 드는 걸까요? 저희 아버님께서는 가슴 깊은 곳에 멍이 드셨습니다. 더 이상 아플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아프게. 그 결과가 아버님의 사망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더욱 분통터지는 것은, 언쟁을 하다 사람이 쓰러졌음을 보고도 그냥 방치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버님의 이 세상 마지막 대화의 상대가 그리고 눈에 담으신 마지막 순간이 그 가해자와 함께인 것이 너무나 화가 납니다. 쓰러지시는 모습을 발견한 즉시 일분 일초라도 일찍 아버님을 병원으로 모실 수는 없었을까요? 그냥 차가운 바닥에 고인을 두던 그들의 모습이 정말 원망스럽습니다.

상중에 가해자 가족이 찾아왔습니다. 현실을 아직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하자 연락처를 주고 가더군요. 장례를 치르고 연락을 했습니다. 그 흔한 문자 한 통의 답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가해자가 술을 마셨다고 하더군요. 만취상태였으면 저렇게 정확히 동전을 던지고 휘청거리는 모습 하나 없이 걸어 다닐 수 있었을까요? 제발 그 흔한 심신미약 같은 핑계는 대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간절히 바라옵건데 또 누군가의 아버지, 할아버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저희 아이들이 자라 기억하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 “그 나쁜 사람은 어떻게 됐어”하고 되물어보면 정당한 벌을 받았다고 당당하게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점점 삭막해지고 메말라가는 우리 사회가 무섭습니다. 언어 폭력과 그에 수반된 거친 행동들 또 이로 인해 연결되는 폭행에 대하여 강화된 처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음주가 동반된 범죄의 경우 그 죄의 감경이 아닌 더욱 엄중한 가중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가족은 그 일 이후로 내내 슬프고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또는 가해자 그리고 그들의 부모에게 묻고 싶습니다.

본인의 아버지나 다른 가족이 이런 일을 겪는다면 정말 단순폭행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지, 그게 납득 가능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폭행도 명백하고 그 결과로 사망자도 있는데 단순 폭행으로 처리되고 마는 억울한 저희 아버님의 사연을 한 번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부모님은 정말 우리에게 많은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를 마지막처럼 소중히 가족과 함께 보내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김재희 기자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