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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박지원과 하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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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박지원과 하태경

품격 있는 논평으로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끌어올려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박지원 의원과 하태경 의원을 오풍연 칼럼 500호의 주인공으로 뽑았다. 두 사람의 활약 때문이다. 둘은 다른 듯 하면서도 닮은 점이 너무 많다. 우리 정치를 예리하게 본다는 것. 박지원은 정치 9단으로 불린다. 하태경도 나이는 젊지만, 그에 필적한다고 할 수 있겠다. 둘의 논평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둘은 엔터테이너에 가깝다고 할까.

박지원. 누가 뭐라고 해도 한국 최고의 정치평론가다. 대통령 비서실장, 문화체육부장관, 4선 의원의 관록이 묻어난다. 실제로 현역 의원 중 나이도 가장 많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체육 등 모든 분야에 정통하다. 그만큼 사회 이슈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워낙 부지런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 그 스스로도 요즘 ‘방송인’이라고 할 정도다. 여기저기서 불러댄다.
박지원은 문재인 정부 정치교사라고 할 만하다. 날선 비판을 하되,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처방전도 함께 제시한다는 뜻이다. 특히 남북미 문제에 관해 정확한 진단을 내놓는다. 그 자신은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북한에서도 여전히 박지원의 진가는 높이 평가하고 있을 정도다. 비록 집권 여당 소속은 아니지만 원로로서 국정운영에도 힘을 보탠다.

박지원은 그렇다 치자. 하태경은 뜨는 별이다. 내가 가장 눈여겨 보는 정치인이다. 나름 공부를 많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이슈가 터지면 제일 먼저 논평을 한다. 그런데 그 논평이 걸작이다. 국민이 보더라도 아주 시원하다. 마치 청량음료 같다. 과도하지도 않다. 비유도 적절하다.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아프게 꼬집는다.

하태경은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빨갱이란 표현은 청산해야 할 친일잔재'라고 한 것을 두고 "대통령이 북한과 협력을 위해서는 영혼이라도 다 바칠 기세"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무차별적인 빨갱이 장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야기한 것 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빨갱이 장사꾼을 친일파로 매도하는 비약을 한다. 이는 대통령이 언급하기엔 불순한 의도가 너무 티가 난다"고 지적했다.

하태경은 논리적이다. "냉전이 해체되기 전까지 반공주의는 전세계적으로 강한 정치사상 흐름이었다. 미국도 매카시즘이라는 큰 홍역을 치렀다"면서 "그런데 이런 세계적인 반공주의 현상을 문 대통령이 친일로 규정했으니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미국의 매카시도 친일파가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촌철살인이다.

하태경은 이외에도 여러 차례 정부 여당을 비판해 호응을 이끌어 냈다. 즉흥적인 비판이 아니다. 자료를 수집하고, 면밀히 분석한 뒤 내놓는 것 같다. 보통 정치인과 다른 이유다. 야당 의원이 정부 여당을 견제하는 것은 의무이기도 하다. 거기에 멋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박지원과 하태경은 우리 정치의 보배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