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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글로벌 철강시장서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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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글로벌 철강시장서 '헉헉'

세계 3위에서 중국에 밀려 5위 추락… 2차전지 사업 투자 기술확보가 관건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남지완 기자] '아~ 옛날이여'

철강업체 포스코가 주력사업에서 경쟁업체에 밀리고 차세대 먹거리 사업은 존재감이 없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세계무대에서 중국 등 경쟁업체에 밀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포스코는 2009년 조강생산량이 3110만톤으로 세계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포스코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포스코는 2016년 중국 5위 철강업체 바오산강철과 중국 11위 우한강철이 합병해 탄생한 바오우그룹에 밀려 세계 5위에 머물렀다.

설상사상으로 포스코는 2017년 조강생산량이 4229만톤으로 바오우그룹(6539만톤)에 크게 뒤쳐지는 신세가 됐다.

중국업체의 '몸짓 불리기'라고는 하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철강시장에서 후퇴를 거듭하는 포스코의 현주소는 초라하기만 하다.

포스코 주력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지난해 7월 취임한 최정우(62) 포스코그룹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해 11월 이른바 '100대 개혁 과제'를 발표해 눈길을 모았다. 100대 개혁 과제 핵심은 포스코가 오는 2030년 까지 2차전지 소재사업(전기자동차·노트북·휴대폰 배터리 재료)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20%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포스코가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3강체제로 철옹성을 구축한 2차전지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지는 의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올해 4월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소재 음극재업체 포스코켐텍과 양극재 제조업체 포스코ESM을 합병해 2차전지 산업에 본격 뛰어들 태세다.

이와 함께 2차전지 후발업체 포스코는 2021년 칠레에서 선두업체 삼성SDI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전기차용 고용량 양극재를 생산하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포스코와 삼성SDI의 협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포스코가 제휴를 통해 기술확보가 어디까지 이뤄질 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로 과거 국내 조선업계가 해외 해양플랜트 설계업체와 협업할 때 해양플랜트 설계 노하우가 국내 조선소로 이전되는 경우가 적었다. 포스코의 경우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코스닥 상장업체 포스코켐텍이 합병으로 코스피로 둥지를 옮기는 것도 주주들을 불안하게 한다.

투자전문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은 미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반면 코스피는 실적 위주로 투자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포스코켐텍이 2차전지 선두업체인 3사보다 아직 기술력과 규모가 크게 뒤떨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자칫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 듯 포스코 시총은 지난해 3월 5일 30조 3846억 원에서 올해 3월 5일 현재 22조 3198억 원으로 무려 8조 648억원이 증발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최 회장 판단은 훌륭하지만 앞으로 행보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남지완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