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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베트남, 방카슈랑스 두고 은행-보험사 짝짓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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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베트남, 방카슈랑스 두고 은행-보험사 짝짓기 경쟁

우리은행-우체국보험, 미래에셋-NCB은행 등 외자금융과 현지금융 제휴 활발

은행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시장이 베트남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은행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시장이 베트남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 우리은행은 2017년 3월 한화생명, 5월 베트남우체국보험을 통해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미래에셋이 합작투자한 베트남 미레에셋프레보아 생명은 현지 NCB은행과 단독제휴를 비롯해 총 7개 은행과 방카슈랑스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2015년부터 동부화재와 2017년에는 한화생명과 방카슈랑스 업무제휴를 체결하고 상품을 판매중이다.

# 베트남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어그리뱅크, MSB, PVCombank, 스탠다드 챠타드, Vietbank, UOB 등과 업무 제휴를 맺고 상품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은행과의 제휴 이후 고객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7년 기준, 방카슈랑스 신규 판매 금액은 베트남 푸르덴셜생명 연간 매출의 20%를 넘어섰다. Manulife 베트남은 Techcombank, SCB, TPBank 등 3개 은행과 상품 판매 제휴를 맺고 있다. 2018년 말 기준 방카슈랑스 판매액은 Manulife 베트남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한국 등 외국계 은행-보험사가 시작하면서 활성화된 방카슈랑스 시장을 두고 최근에는 현지 은행과 보험사들까지 뛰어들며 공격적으로 상품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이유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이 매출 및 이익 신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수익이 은행들의 전체 영업 이익 중 20~40%를 차지했다. 생보사들의 전체 매출 중 평균 21%는 방카슈랑스 판매액이었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3년내에 은행을 통한 생보 상품 매출이 생보사 전체 매출액의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특화된 전문성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직이 많고 주업으로 일을 하는 설계사가 많지 않은 베트남 보험시장의 특성상 전문화된 인력이 배치된 은행창구를 통한 판매가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호찌민에서 백종국(왼쪽 두번째부터)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장과 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장이 방카슈랑스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호찌민에서 백종국(왼쪽 두번째부터)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장과 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장이 방카슈랑스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치열한 유치전쟁...'매출' 쑥쑥

'높은 수익성'과 '특화된 전문채널'을 확보한 방카슈랑스채널은 현지에서 새로운 '금맥'이다. 은행과 보험사가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어지고 있는 이유다.

호찌민시 9군에 거주하는 Ms Nga씨는 얼마 전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대출을 알아 보다가 생명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새로 구매하는 주택을 담보로 4억 동을 대출받으면 연 12.5%의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데, 가입 첫해 납입금이 800만 동인 보험에 가입하면 연 11.5 %의 우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예금 및 대출시 우대 이자를 적용하거나 직원들에게 판매 실적에 따른 혜택을 주고 있다. 일부 은행은 영업 직원 수백명을 고용해 보험 컨설팅 및 판매를 전담시키고 있다.

베트남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은 그 어느때보다 방카슈랑스 채널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방카슈랑스를 통한 보험 신규 가입액은 지난해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제너럴리베트남(Generali Vietnam)과 CIMB Vietnam은행이 방카슈랑스 판매에 관한 제휴를 맺었다. CIMB Vietnam은행은 향후 5년간 Generali Vietnam의 보험 상품을 판매하게 된다.

AIA Vietnam은 올해 끼엔롱뱅크(Kienlongbank)와 협력했다. Kienlongbank의 전국 134개 지점을 통해 AIA Vietnam의 상품뿐만 아니라 평생 보장이 가능한 포괄적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최신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통해 의료 프로그램을 연결한 상품도 판매한다. AIA 베트남은 특히, 동부 및 남서부 지역 고객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이이치 베트남(Dai-ichi Life Vietnam)의 경우, 2018년 은행과 우체국을 통한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매출이 1조 동으로 신규 가입 보험 수수료 매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Dai-ichi Life Vietnam는 2019년에는 우체국을 통해 판매한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 수수료가, 전체 보험 수수료 매출의 약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베트남 관계자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상품은, 어느정도 금융 거래 경험이 있는 고객들을 겨냥해 만들어서 투자 효과와 보장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은행 고객들이 방카슈랑스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여전히 큰 시장 잠재력

베트남 보험업계 통계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판매액의 생보사 매출 기여도는 해마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5년 10%에 불과하던 매출 기여도는 2018년 21%로 증가했다.

베트남 보험 협회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전체 인구의 8%만이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선진국들의 보험 가입률이 전체 인구의 85~90%, 태국 등 동남아국가들의 가입률도 20% 내외인 사실을 감안하면 베트남은 은행 및 생보사들에게 매우 큰 기회의 시장이다.

사이공증권(SSI)이 최근 발간한 베트남 보험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사 판매 채널의 경우 설계사 의존도가 매우 높지만 방카슈랑스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SSI 보고서는 방카슈랑스가 보험 업계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사들이 모든 은행들과 독점적 협약을 맺고, 은행 지점망을 판매 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매우 낮은 판매 비용을 들여 많은 숫자의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다.

Manulife 베트남 관계자는 "은행에서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금 납입 절차가 편리하고 은행 거래시에도 우대를 받을 수 있어 고객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