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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금, ECB가 밉다 미워...통화완화 정책, 달러 강세 유발 금값 떨어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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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금, ECB가 밉다 미워...통화완화 정책, 달러 강세 유발 금값 떨어뜨려

[글로벌이코노믹 박희준 기자] "비둘기 ECB가 밉다 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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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 투자자들의 입에서 나올 법한 말이다. 금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유럽중앙은행(ECB)가 훼방을 놓을 듯하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완화 조 조치를 하면 유로에 대한 달러 가치가 올라간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금 값은 반대로 내려간다. 달러 가치 상승은 금에는 쥐약과 같다는 것을 모를 투자자는 없다.

'유로화 급락 --> 달러화 급등 ---> 금값 하락의 연쇄반응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런 일은 벌어졌다. 금값은 7일(미국 현지시각) ECB가 유로존 성장률 전망을 낮추면서 적어도 연말까지는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밝혀 유로를 떨어뜨리고 달러 가치를 높이면서 하락 마감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0.1%(1.50달러) 내린 온스당 1286.1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ECB는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7%에서 1.1%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또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7%에서 1.6%로 낮췄다. 2021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전망치 1.5%를 유지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총재.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총재. 사진=글로벌이코노믹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유럽 경제에 대한 하방 요인이 계속되고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치를 조정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6일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0%로 대폭 낮췄다.

ECB는 또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올해 1.6%에서 1.2%로 낮췄다. 이는 ECB의 목표치인 2%를 훨씬 밑도는 것이다. 2020년도 1.7%에서 1.5%로 낮췄으며, 2021년은 1.8%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드라기 총재는 "어두운 방에서는 작은 발걸음으로 움직인다. 뛰지는 않지만 움지이면 된다"면서 "수세적이기 보다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반기 금리 인상 계획을 수정해 올해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유로존 기준금리는 제로 금리인 0.0%이며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길 때 지급하는 예금금리는 -0.40%, 대출금리는 0.25%를 유지하고 있다.

ECB는 또 예상되로 유로존 19개국의 경기 부양을 위해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재시행한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해 12월까지 2조6000유로(3323조원)를 풀어 경기부양책을 끝내려고 했으나 이를 연장한 것이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로달러 환율은 달러당 1.1196유로로 4개월 사이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 약세는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달러 가치는 이날 0.6% 오른 97.414를 나타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금값은 하락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0.1%(1.50달러) 내린 온스당 1286.1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금값은 지난 5일까지 7거래일 연속 떨어졌는데 달러 강세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값에 지속해서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에 때문에 귀금속 제왕 자리를 꿰찬 팔라듐과 금 간의 가격차는 더욱더 벌어지고 있다. 휘발유 엔진 차량 배기가스 정화장치 촉매제 등으로 쓰이는 팔라듐 6월 인도분은 이날 0.3% 내린 온스당 1482.40 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두 귀금속간 가격차이는 196.3달러를 기록했다. 이러니 금 투자자들이 어찌 ECB를 밉다고 하지 않을까.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