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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현대차 수수료 인상 협상 치열…"타업종 합의결과 영향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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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현대차 수수료 인상 협상 치열…"타업종 합의결과 영향없어"

카드사 현대차 수수료 1.9%로 올려도 '역진성' 해소 다 못해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효정 기자]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인상 문제와 관련해 이번에는 반드시 인상해야 한다고 배수진을 친 일부 카드사와 인상 불가를 외치는 현대자동차와의 팽팽한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5개 카드사와 수수료 문제를 합의했고 신한, 삼성, 롯데카드와는 여전히 줄다리기 중이다.

일부 홈쇼핑, 전자결제대행업체(PG)사와 카드사의 수수료 협상이 완료됐다고 하지만 현대차는 타 업종의 협상 결과는 자사의 협상과 상관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카드업계도 자동차업계의 수수료율을 높여도 매출액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역진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는 것도 아니라는 주장하고 있어 카드사와 자동차업계의 수수료 협상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지난 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홈쇼핑 3개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G)와 수수료 협상을 마무리했다.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카드사의 요구대로 수수료 인상쪽으로 협상을 진행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현대자동차와 카드사들간의 수수료 협상 결과의 추이를 보고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대보다 빨리 타결한 것이다.

상위권 카드사들의 홈쇼핑 수수료 협상이 타결되면서 다른 카드사들의 영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나아가 유통업계 내 백화점, 마트 등에도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통 내 다른 업종과 자동차업계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 참고는 하겠지만 업종이 다르기 때문에 타 업종과 똑같이 적용할 수 없는 노릇이고, 업종만의 특성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현재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타결된 다른 업종의 협상(과정)이 어땠는지 확인은 해보겠지만 온라인에 가까운 홈쇼핑과 백화점, 마트 등은 수수료 적격비용(원가) 등은 다르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경우 5개 카드사과 가맹 계약 해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현대차의 강경한 입장에 당초 유통업계는 자동차업계의 협상 결과를 보고 대책을 세우겠다는 의중이었으나, 막상 반대로 유통업계에서 먼저 협상을 타결했다고 해서 그 결과가 현대차에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사가 카드사들에게 가맹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말한만큼 다른 유통업종들이 자사의 협상에 많이 관심을 갖고 있고 추후 협상에 참고하지 않겠냐고 얘기가 나왔다"면서 "하지만 (반대로) 현대차의 경우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회사간 자유 계약에 따라 이뤄진다. 현대차와 개별 카드사들의 협상을 통해서 결론을 내리는 것이고 오는 10일까지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자동차는 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현행 1.8%대에서 1.9%대로 0.1%포인트 가량 인상하겠다고 통보하자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비씨카드 등 6개 주요 카드사에 계약 해지를 알렸다. 현대차는 오는 10일, 기아차는 11일까지 협상의 문을 열어놓고 막판 협상을 하고 있어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강한 반발에 카드사들은 여전히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우대 수수료를 받는 중소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낮추기로 하면서 올해만 8000억원 가량의 수수료 수익 감소가 예고되고 있다. 이에 그동안 불합리하게 낮게 적용돼왔던 자동차, 백화점, 마트 등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현대자동차의 경우 수수료율을 1.9%로 높여도 여전히 일반 가맹점 수준의 수수료율이라고 지적한다. 연매출 500억원 이하 수수료율은 지난해 말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의 손질로 기존 약 2.17~2.2%에서 평균 1.9~1.95%로 낮아졌다. 이는 카드사들이 현대자동차에 요구한 수수료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카드사들은 자동차의 가맹 수수료율을 높여도 카드사들의 역진성이 해소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업의 수수료율을 1.9%로 올려도 역진성이 모두 해소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한 번에 수수료 인상폭을 크게 할 수 없어 일반 가맹점 수준으로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원가를 감안해 1.9%로 수수료율 수준을 정했을 것"이라며 "상당 부분 역진성 부분이 해소되는 수준일 것"이라고 완전한 역진성 해소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효정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