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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Biz 24]'현대重 대우조선' 합병 "산넘어 산"… 중국, 유럽 , 일본 등 경쟁국 승인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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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Biz 24]'현대重 대우조선' 합병 "산넘어 산"… 중국, 유럽 , 일본 등 경쟁국 승인 난항 예상

[글로벌이코노믹 남지완 기자] 세계 1위와 2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쳐 세계 최대 조선그룹인 '한국조선해양'(가칭)으로 새 출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조선그룹 출범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경쟁국의 심사 등을 거쳐야 한다. 벌써부터 중국과 유럽연합, 일본의 반독점 조사기관들이 벼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 계획대로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위한 본계약 체결식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위한 본계약 체결식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맺었다.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고, 그 아래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계열사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 56%를 현대중공업에 넘기고 새로 설립되는 한국조선해양에서 넘긴 지분과 같은 값의 주식을 받아 한국조선해양 2대 주주가 된다. 현대중공업은 그 이후 최대 2조5000억원을 투입해 대우조선 대출금 등을 갚는 데 쓸 예정이다.

신설되는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의 기존 계열사인 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그리고 이번에 인수하는 대우조선을 계열사로 거느리게 돼 세계 최대 조선그룹이 될 전망이다. 특히 1월 선박 수주 잔량 기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가 넘는다. 시장 점유율이 6~7% 이하인 외국 후발 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린다.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진:뉴시스)


11일 조선업계와 로이터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합병해 세계 최대 조선그룹이 출범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국내 노조 반발, 선가인상에 대한 발주사들의 우려도 걸림돌이지만 해외 주요 경쟁국으로부터 인수·합병을 승인받는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중국과 일본, 유럽연합이 두 회사의 합병으로 한국이 세계 시장을 독식할 것으로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일본 운송부 자료에 따르면, 선박 수주량으로 현대중공업과 대우는 2017년 말 기준으로 1554만t을 수주해 세계 시장의 23%를 차지했다. 세계 1위다. 여기에 고부가가치 제품인 LNG 운반선은 두 회사를 합하면 점유율이 50%를 넘는다.

현대중고업 조선소 전경.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중고업 조선소 전경. 사진=뉴시스
두 회사는 올들아 지금까지 LNG선 72척을 수주해 세계 시장의 60%를 챙겼다. 경쟁국들이 독과점과 경쟁방해, 고객사와 소비자 권익침해 등을 문제 삼으며 제동을 걸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일본은 이미 한국 정부가 자국 조선업체 지원을 통해 보조금 협정을 위반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고 중국도 최근 정부의 대우지원을 문제삼고 있다고 업계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반독점 감시기관도 이번 메가딜을 면밀히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의 한 중국 소식통은 "반독점 규제 당국들은 시간을 갖고 이번 딜을 검토할 것이며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경쟁국의 합병 승인 거부는 조선업을 일자리 창출 주요 기반으로 보고 있는 한국 정부에 일격을 가할 것으로 글로벌 조선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남지완 기자 man59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