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승기잡은 현대차, '그룹 미래구도' 새 설계

공유
0

승기잡은 현대차, '그룹 미래구도' 새 설계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엘리엇 고액배당 제안 잇따라 '반대'
이사선임 놓고 이견차 보이지만 현대차에 힘 실려
현대차 노조도 가세…막강한 外人 표심 향배 ‘관심’

[글로벌이코노믹 민철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가 오는 22일 예정된 가운데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과의 표대결을 앞두고 현대차그룹에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가 현대차 주총에서 회사 측 안건 대부분에 찬성하고 엘리엇이 제안한 무리한 현금배당 제안을 불합리하다며 비토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만 이사회 선임 안건을 놓고 ISS와 글래스 루이스간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에 긍정적 기류가 더 크다. 여기에 현대차 노조도 엘리엇 비판에 가세하면서 승기는 현대차그룹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5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이 엘리엇의 반대에 무산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 분할·합병을 임시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엘리엇의 반대에 ISS와 글래스루이스를 비롯한 국내외 의결원 자문기관도 손을 들어줬다.

글래스 루이스는 “이번처럼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을 지급해달라는 제안에 주주들의 지지를 권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면서 “빠르게 진화하는 자동차 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경쟁력 향상과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 상당한 연구개발(R&D)비용과 잠재적 인수합병(M&A)활동이 요구될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차는 미래차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2023년까지 5년간 경쟁력강화와 ·미래기술에 총 45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엘리엇은 현대차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 현대모비스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등의 배당을 요구했다. 이는 총 7조원에 육박한다.

국내 3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한 곳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정기 주주총회 의안분석 보고서를 내고 엘리엣이 제시한 현대차 현금배당 주주제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대신지배연구소는 “엘리엇의 주주제안은 현대차가 약 9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지만, 현대차의 투자계획을 볼 때 앞으로 현금배당 지급여력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자동차업 불황을 감안하면 현대차는 대규모 배당 보다 적극적인 투자로 장기적인 성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노조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엘리엇이 현대차 경영상태 문제 제기에서 ‘노조 리스크’까지 거론했다”며 “이는 현대차 노동자들이 생산한 부가 가치와 공헌도를 전혀 고려치 않는 노동배제적인 태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지분 비율만 봐서는 현대가 우세하지만 변수는 외국인의 표심 향배다. 엘리엇은 현재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이 각각 2.9%, 2.6%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특수 관계인 지분을 합하면 각각 30%대에 육박한다. 압도적 차이 보이지만 외국인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44.6%, 46.37%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읻.

업계에선 ISS와 글래스 루이스가 글로벌 의결권자문시장 막강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권고에 따라 찬성표를 던지면 무난하게 현대차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주주를 상대로 주총 안건을 설명하고 차세대 자동차 투자를 위한 안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며 “시장과 주주들로부터 존중 받는 전문성과 다양성을 구비한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합류시켜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거버넌스 구조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