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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보잉 추락사고, 중국엔 기회...美 FAA, C919 인정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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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보잉 추락사고, 중국엔 기회...美 FAA, C919 인정할 수도

글로벌 항공시장서 경쟁력 높이기 위한 중국의 고도 전술

보잉의 연이은 추락사고를 기회로, 중국이 미 FAA에 의한 'C919' 인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자료=Comac이미지 확대보기
보잉의 연이은 추락사고를 기회로, 중국이 미 FAA에 의한 'C919' 인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자료=Comac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중국이 독자 개발한 중형여객기 'C919'의 국제 인정을 위해 보잉(Boeing)의 추락사고를 빌미로 미연방항공국(FAA)과 긴밀한 움직임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의 신형기 '737맥스8'의 연이은 추락사고로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고도의 전술이라 할 수 있다.

중국 민용항공국(CAAC)은 "보잉의 737맥스8 기종 두 대가 신규 취항에서 이륙하는 동안 두 건의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의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사고 기종에 대한 비행을 중지시켰다. 이후 CAAC는 보잉과 FAA에 연락을 취해 비행 안전을 확보할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CAAC의 이러한 움직임을 자세히 살펴보면, C919의 인정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7년 중국은 FAA와 상호 인정 계약을 맺었지만, 자체 개발한 C919 여객기를 서방 항공사에 판매할 수 있도록 FAA의 승인을 얻기 위해서는 여전히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두 차례의 추락사고를 토대로 미 FAA와 보잉에 압박을 가한다면, 의외로 손쉽게 이를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우주항공 부문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거는 '중국 제조 2025' 계획에서 중점 분야로 꼽힌다는 점에서, 이번 보잉의 악재를 배경으로 국유기업 중국상용항공기(COMAC)가 미 FAA에 단일통로형 기체 'C919'의 인정을 요구하는 것은, 미래 글로벌 항공 시장의 점유율을 직접 넘보는 야심찬 계획이 포함됐다.

결국 이 때문에 보잉은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중국의 움직임을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 더 다급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항공기 메이커에 한번 문호가 열리면, 보잉과 에어버스가 누리고 있는 고수익의 과점 상태는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재무적인 중국의 압력 행사도 예상할 수 있다. 이는 737맥스8형 여객기와 관련한 항공사로부터의 손해배상 청구를 경우에 둔 것으로, 737맥스8형 여객기는 현재 약 350대가 운항하고 있는데, 그중 중국이 96대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이 우호 세력을 규합해 거세게 보잉을 압박한다면, 손실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은 보잉에 있어서 가장 큰 시장으로, 최근 중국 본토에 최종 단계의 생산을 전담하는 공장까지 건설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사고 수습을 통한 손실보다는 중국 세력의 득세를 통한 경쟁력 손실이 향후 더 큰 충격을 안겨 줄 수 있다. 중국과의 적절한 타협이 필요한 시점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타협에 C919의 인정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