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용항공국(CAAC)은 "보잉의 737맥스8 기종 두 대가 신규 취항에서 이륙하는 동안 두 건의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의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사고 기종에 대한 비행을 중지시켰다. 이후 CAAC는 보잉과 FAA에 연락을 취해 비행 안전을 확보할 것을 요청했다.
게다가 우주항공 부문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거는 '중국 제조 2025' 계획에서 중점 분야로 꼽힌다는 점에서, 이번 보잉의 악재를 배경으로 국유기업 중국상용항공기(COMAC)가 미 FAA에 단일통로형 기체 'C919'의 인정을 요구하는 것은, 미래 글로벌 항공 시장의 점유율을 직접 넘보는 야심찬 계획이 포함됐다.
결국 이 때문에 보잉은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중국의 움직임을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 더 다급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항공기 메이커에 한번 문호가 열리면, 보잉과 에어버스가 누리고 있는 고수익의 과점 상태는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재무적인 중국의 압력 행사도 예상할 수 있다. 이는 737맥스8형 여객기와 관련한 항공사로부터의 손해배상 청구를 경우에 둔 것으로, 737맥스8형 여객기는 현재 약 350대가 운항하고 있는데, 그중 중국이 96대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이 우호 세력을 규합해 거세게 보잉을 압박한다면, 손실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은 보잉에 있어서 가장 큰 시장으로, 최근 중국 본토에 최종 단계의 생산을 전담하는 공장까지 건설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사고 수습을 통한 손실보다는 중국 세력의 득세를 통한 경쟁력 손실이 향후 더 큰 충격을 안겨 줄 수 있다. 중국과의 적절한 타협이 필요한 시점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타협에 C919의 인정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