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리히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시험을 중단했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의 핵 위협이 사라졌다고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인리히 연구원은 "미사일 시험 없이도 미사일 양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면서 "북한에서 미북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미사일 생산을 중단했다는 신호도 없었다. 따라서 북한은 단순히 미사일 양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국방부가 최근 공개한 2020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미사일 방어국(MDA)의 예산이 지난해 99억 달러에서 94억 달러로 감소한 것은 자칫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방어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인리히 연구원은 북한이 과거 계속되는 실패에도 시험을 지속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엄청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정권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도구(tool)인 만큼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쉽게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민간 단체인 ‘뉴클리어 쓰렛 이니셔티브(NTI)’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스커드 계열 미사일 600여발, 노동미사일 200여발, 무수단과 대포동 미사일 50발 등 총 900발 정도의 각종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2011년 추정치여서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이중 대륙간탄도탄미사일(ICBM)로 분류할 수 있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화성-14형과 화성-15형이다. NTI는 화성-14형을 길이 19.5~19.8m, 지름 1.7~1.9m, 사거리는 1만400km로 추정한다. 탄두중량은 300~700kg이다. 북한이 야간에 시험발사에 성공한 화성-15형은 이보다 더 크고 길며 사거리 또한 길다. 길이는 21.5m, 사거리는 1만3000km 이상으로 추정된다.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는 길이 17.4m, 지름 1.65m, 사거리는 4500km 이상이다. 노동미사일(화성-7)은 사거리 1300km, 무수단(화성-10)은 사거리 3200km로 각각 추정된다. 무수단은 길이 11.5m, 지름 1.5m, 탄두중량 500kg으로 추정된다. 노동미사일은 길이 15.5~16m, 지름 1.25~1.30m, 탄두중량 250~700kg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CSIS는 화성-14와 화성-15 등을 개발 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작전배치된 것은 노동미사일과 스커드 미사일 등이라고 밝히고 있다.
북한은 또 6차례의 핵실험으로 폭발력을 키우고 핵탄두 소형화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탄두중량이 1t이하여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데 북한에는 초대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은 물론 다종다양한 탄도미사일을 작전배치했거나 개발 중이다.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핵시험장에서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09년 5월 25일, 2013년 2월 12일, 2016년 1월 6일과 9월 9일, 2017년 9월 3일 등 총 6차례 핵실험을 했다. 핵실험을 할 때마다 폭발력은 점점 더 커졌다. 마지막 핵실험에서 폭발력은 140 kt을 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히뢰사마와 나카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폭발력이 16kt과 20kt이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