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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해외시장 개척 나선 면세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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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해외시장 개척 나선 면세업계

생활경제부 김형수 기자
생활경제부 김형수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김형수 기자]
“2018년 말에 벌써 세 차례나 세관에 걸렸다.”

코트라가 최근 전한 중국인 유학생 아야오(阿瑶) 씨의 SNS 글이다. 더 이상 구매대행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시행된 전자상거래법이 소액거래 활동에 종사하는 개인도 사업자등록 및 납세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편법적 해외 구매대행은 더 힘들어졌다. 광저우, 선전 등 상하이를 제외한 중국 세관 대부분에서 구매대행업자들의 면세 물품을 엄격히 검사하고 있다.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의 활동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이궁은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가 한한령을 내리면서 줄어든 단체관광객을 대신해 면세점 매출을 지탱해주는 존재였다.

수요는 늘어날 기미가 없는데 공급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등이 문을 열었다. 면세업체들이 레드오션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애쓰는 배경이다.

주요 타깃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다. 롯데면세점은 연내 베트남 다낭 시내와 하노이공항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태국에서는 태국 면세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는 킹파워에 연달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태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라면세점도 기회가 있으면 시장 다각화를 위해 진출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건은 얼마만큼 빠르게 구매력을 키울 수 있느냐다. 면세업은 대규모 초기투자가 필요한 데다 직매입 형식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구매 규모가 커져야 원가율이 낮아져 경쟁력이 높아진다.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듀프리의 연 매출은 9조원(2017년 기준)이 넘는다. 롯데면세점(약 5조5000억원)과 신라면세점(약 3조9000억원)의 합과 맞먹는다. 당장 적자가 나더라도 조바심을 내지 말고 차근차근 몸집을 불리며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