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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장-CEO’ 양 날개로 비상하는 구광모호(號)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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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장-CEO’ 양 날개로 비상하는 구광모호(號) LG

LG 전자‧디스플레이‧화학, 주주총회서 이사회-CEO 분리 안건 처리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글로벌이코노믹 오만학 기자] LG그룹 주요 계열사 이사들이 정기주주총회(주총)를 통해 대거 바뀌면서 구광모(41) LG그룹 회장 체제가 활짝 열렸다. 특히 이들 계열사들이 주총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안건을 처리해 '구광모호(號) LG'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두 날개로 비상(飛上)하게 됐다.

LG전자는 1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제17기 정기 주총을 열고 권영수 (주)LG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LG전자는 또 이사회를 곧바로 개최해 권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CEO와 이사회 의장 투톱체제로 운영하게 됐다.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떼고 제품개발, 영업 등 사업·경영에 집중하고 새 의장인 권 부회장은 그룹 지주회사 (주)LG를 대표해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동력 발굴 등을 지원하게 된다.

LG디스플레이도 같은 날 경기도 파주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권영수 부회장을 신규 기타비상무이사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번 주총을 통해 기존 CEO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해온 한상범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고 경영에만 전념하게 됐다.

권영수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 기획팀으로 입사한 이후 LG전자 재경부문장(사장),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장),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40년간 그룹 핵심 사업인 전자·통신·화학을 모두 거쳤다.

LG화학 역시 이날 주총을 열고 신학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박진수 부회장 후임으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다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박진수 부회장은 당분간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면서 신 부회장이 경영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처럼 구광모號 LG가 일부 계열사에서 이사회 독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이사회와 CEO 역할을 분리해 균형감을 높이고 사업에 좀 더 속도를 내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사회가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육성하는 것을 지원한다면 CEO는 최고경영자 역할에 집중해 경영·영업·제품개발 등 비즈니스에 좀 더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통상 LG그룹 간판 계열사인 LG전자가 이사회와 CEO를 분리하는 정책을 선보이면 회사 경영전략이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되는 LG 기업분위기를 감안할 때 다른 계열사도 CEO와 이사회를 분리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 (주) LG는 이사회 독립과 함께 구광모 회장이 새로 발탁한 팀장들을 담당 계열사 사내이사에 선임해 구 회장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주총에서는 이재원 (주)LG 통신서비스팀장(이하 상무), 강창범 (주)LG 화학팀장, 정연채 (주)LG 전자팀장 등이 각각 LG상사, LG하우시스, LG이노텍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됐다.

반면 구본준 (주)LG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LG전자와 LG화학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재계에서는 구 부회장이 이달 말 부회장직에서도 내려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구 부회장은 LG그룹 내 모든 공식 직함을 내려놓고 고문 역할만 맡게 된다.


오만학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