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사 블룸버그가 민주당이 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으로 보도한 기사와 기자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 "해당 기사를 보도한 기자와 기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언론 VOA(보이스오브아메리카)는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대변인이 이메일을 통해 VOA에 '블룸버그는 보도 기사와 기자를 존중하며 지지합니다(We stand by our reporting and reporter)'라는 한글과 영문 성명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도 사건이 이처럼 커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이 기사를 쓴 사람은 한국인. 머리 색깔까지 거론하면서 깎아내렸다. 미국 통신사 등은 현지인도 철저한 심사를 거쳐 기자로 쓴다. 그 기자의 국적은 한국이지만, 소속은 블룸버그 통신사다. 민주당은 미국인도 아닌 한국사람이 문 대통령을 폄하했다고 논평을 한 셈이다. 왜 이렇게 한 치 안도 내다보지 못할까.
'언론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서울외신기자클럽 등의 지적이 잇따라 나오자, 민주당은 19일 사과하고 해당 논평의 기자 이름 등을 삭제하기로 했다. 무릎을 꿇었다고 할까. 특히 여당은 논평 한 줄을 내더라도 국격을 생각해야 한다. 유감 정도는 표시할 수 있다. 그런데 막가파식 논평을 냈다. 그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문 대통령에게 상납했다고 볼 수 있다.
여당도, 야당도 마찬가지다. 우리 대변인들의 논평이 너무 거칠다. 품격을 갖출 필요가 있다. 정제된 언어를 써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언론의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거친 언사는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 이제 국민들도 잘 안다. 논평은 촌철살인의 맛을 살려야 한다. 여야 모두 이번 블룸버그 사태를 반면교사 삼기 바란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