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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포츠 24] 일본축구계 “한국 볼리비아전 젊은 피 왜 안 썼나?” 시샘어린 ‘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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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포츠 24] 일본축구계 “한국 볼리비아전 젊은 피 왜 안 썼나?” 시샘어린 ‘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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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경수 편집위원]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2일 볼리비아 대표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일본의 축구전문가들도 이 경기에 큰 관심이 보였다. 이승우 뿐만 아니라 이강인, 백승호 같은 차세대 선두주자가 될 차세대 유망주들이 소집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팀을 받쳐온 기둥이 빠지면서 이들을 기용할 수 없었다며, 한국추구가 이상과 현실의 기로에 서 있다고 시샘어린 ‘디스’를 했다.
한국 대표 팀에게 지난 22일 볼리비아전은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1월 아시안 컵 8강전에서 카타르에 0-1 패배를 당한 이후 첫 국내 개최 A매치라는 것은 물론 진정한 의미의 ‘테스트 매치’였기 때문이다. 우선 성인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기성용과 구자철의 대체역할을 할 유망주를 찾는 게 과제였다. 과거 10년간 한국 중원의 대들보를 맡아 준 두 사람은 아시안 컵 직후 대표에서 물러났다. 둘 다 10대 후반에 A대표로 발탁되어 여러 국제 대회를 지켜봤다.

특히 미드필드의 깊숙한 곳에서부터 게임을 조율하고 때로는 중앙 수비수로도 뛰었던 기성용이 없다는 것이 한국축구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여러 차례 그의 후계자를 찾았지만 좀처럼 새로운 주인공을 찾지 못한 채 여기까지 왔다. 결국 볼리비아전은 여전히 독특한 존재였던 기성용이 없는 환경에서 도전하는 첫 경기가 됐다.

그래서 파울로 벤투 감독이 꺼낸 카드는 한국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축구천재 이강인이었다. 벤투 감독은 스스로 스페인으로 건너가 17세에 프리메라 리가의 명문 발렌시아의 톱 팀의 일원이 된 그에게 A대표 선발을 전했다. 일본에 비유하면 쿠보 타케히데가 A대표가 된 정도의 충격일 것이다. 분명 그렇게 볼 수 없는 재목임에는 틀림없다. 왼발로 공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천재의 등장으로 팬들과 언론이 술렁거렸다. 자신에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면서도, 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승우와 함께 바르셀로나 하부조직 출신으로 리가 에스파뇰라의 지로나에서 뛰는 백승호도 이름을 올렸다. 미드필더 볼런치로서 좋은 체형을 가지고 있으며, 발밑의 기술도 탁월하다는 벤투 감독의 높은 평가가 있었다. 그리고 1년 전까지 한국 팀의 주력 MF 였지만 지난해 5월 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아킬레스 건 파열의 큰 부상을 입은 권창훈도 복귀했다.

분명 지금까지와 다른 멤버구성으로 이번에야말로 가까운 미래에 대비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허탈한 얘기지만 볼리비아는 결코 강한 상대는 아니다. FIFA랭킹 60위로 일본은 물론 한국보다 한 수 아래인 상대였다. 숫자가 전부는 아니지만 이날 볼리비아는 져선 안 될 상대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테스트를 한다면 그 의미가 확연히 달라진다. 수준이 다소 떨어지는 상대라고 해도, A매치 경험이 적은 선수들로 싸우게 했다면 다소의 면책사항은 되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패배를 해도 납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손흥민은 여전히 선발 출장했고 다른 포지션에도 낯익은 선수들이 투입됐고, 기대를 모았던 기성용의 포지션에는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독일 전에서 도움을 기록한 주세종이 들어갔다. 부상 후 복귀한 권창훈이 곧바로 베스트 멤버에 올랐지만 이강인과 백승호는 벤치스타트였다. 지휘관은 여전히 승리에만 연연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볼리비아는 역시 특별하지 않은 팀이었다. 중원의 안정성도 결여되어 있어 여러 차례 한국에게 공을 탈취 당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공격진들은 스피드는 있지만 한국의 수비수들의 강한 압박을 견딜 수 없었다. 내한한지 2일밖에 되지 않은 영향일 수도 있지만 팀으로서의 능력치는 한국에 비해 확연히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은 경기를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했다. 벤투 감독이 승리에 연연해 짠 공격위주의 포메이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미드필드에서 볼을 지배하고, 침투 패스를 끊임없이 보냈지만 공격수들은 좀처럼 골 에어리어에서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슈팅수가 전반에만 10개를 넘었지만 골은 제로였다.

손흥민이 GK와의 1대 1의 기회를 놓친 것은 상징적인 모습이었다. 절대적 에이스로 투톱을 이뤄온 지동원은 직전의 리그전에서 다친 무릎부상의 영향인지 날카로운 움직임은 나오지 않았다. 부상에서 복귀한 권창훈도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를 교란하면서도 팀이 아닌 개인의 힘으로 승부하는 이미지가 강한 전반이었다. 결국 이 무득점이 교체카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팬들과 언론이 기대했던 이강인과 백승호의 성인대표팀 데뷔는 미루어지면서 경험 있는 선수들이 뽑혔다. 결국 테스트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승리가 대전제가 되고 말았다.

다만 승리라는 최종적인 목적을 볼 때 이 선택은 타당했다고 할 수 있다. J리그에서 플레이하는 황의조 이탈리아에서 뛰는 이승우가 투입되면서 한국 공격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70분 베테랑 MF 이청용이 들어가면서 공격이 한 층 더 강화됐다. 손흥민의 위치를 조정하고 최전선의 황의조가 수없이 날린 슛은 상대 GK을 위협했지만 골문은 열지 못했다.

승부를 결정짓는 골이 나온 것은 무승부를 각오하고 있던 86분이었다. 홍철이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이청용이 반응해 점프하며 호쾌한 헤더로 골을 넣었다. 22번째의 슈팅 만에 따낸 첫 골이었으며 이는 결국 결승골이 됐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만족한 모습을 보이며 “전술을 약간 변화시켰지만 선수들이 스타일을 관통해 주었다. 골은 1개뿐이지만 많은 결정적 찬스를 만든 것에 만족한다. 퍼포먼스도 안정적이었다고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주목을 끌었지만 보류된 이강인의 기용에 관해서는 “오늘은 더 이상의 변화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원했던 흐름 속에서 딱 좋은 변화만 시도했다”고 답했다.

변화를 줄 만큼 여유로워진 볼리비아전은 어디까지나 워밍업이었던 만큼 젊은 유망주들을 기용하는 게 옳았다. 26일에 열리는 콜롬비아 전에는 나서야 한다. 콜롬비아는 22일 경기에서 화루카오의 PK골로 1-0로 일본을 이겼다. 그 상대를 맞아 테스트를 할 것인지, 또 다시 결과에만 치중할 것인지 벤투 감독의 선택이 주목된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