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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중국 주식 상승이 홍콩 '압박'…본토 투자 움직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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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중국 주식 상승이 홍콩 '압박'…본토 투자 움직임 확대

작년 12월 초부터 위안화와 홍콩달러 '역 상관 관계' 두드러져

미중 무역 협의가 가까운 시일 내에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로 중국 A주 'SSEC'는 연초부터 24% 가까이 상승했다.이미지 확대보기
미중 무역 협의가 가까운 시일 내에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로 중국 A주 'SSEC'는 연초부터 24% 가까이 상승했다.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중국 본토 주식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홍콩달러를 팔아 위안화를 매입해 본토 주식에 투자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해 홍콩달러화에 대한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달러 HKD는 3월 초부터 당국이 정한 거래 밴드인 1달러 당 7.75∼7.85홍콩달러의 하한에 하락하고 있으며, 결국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HKMA의 시장 개입 횟수는 5회, 규모는 총 116억 홍콩달러(약 1조6769억 원)로 모두 이달 들어 실시됐다. 그나마 지금은 하한선인 7.8475홍콩달러에 아슬아슬하게 머물러 있으나 이마저도 위태로운 상태다.
이는 홍콩 내부의 펀드와 개인을 포함한 해외 투자자들이 홍콩과 본토 주식의 상호교차거래(Stock Connect)를 통해 중국 A주를 사들인 것이 주원인이다. 이 제도를 사용하는 경우 투자자는 다른 통화를 위안화로 교환할 필요가 있는데 이 때문에 홍콩달러가 위안화로의 전환을 늘리면서 가치가 하락했다.

중국 A주 'SSEC'는 연초부터 24% 가까이 상승했다. 미중 무역 협의가 가까운 시일 내에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와 주가지수를 운영하는 미국 MSCI가 신흥국 지수에 중국 본토 주식의 편입 비율을 당초 5%에서 20%로 4배나 끌어올리겠다고 결정한 것 등이 배경에 있다.

BNY멜론(런던)의 수석 통화 전략가 사이먼 데릭(Simon Derrick)은, 전통적으로 위안화가 떨어지면 홍콩달러도 동반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초부터는 '역 상관 관계'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차거래를 통해 홍콩에서 본토로 유입된 자금은 1,2월 누계 1210억 위안(약 20조4321억 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73배나 증가했다. HKMA에 따르면, 위안화는 연초부터 2.8% 상승하고, 최대의 해외 위안화 시장인 홍콩의 예금 총액은 1월에 2.6% 줄어들어 5991억 위안(약 101조1640억 원)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HKMA의 개입으로 74억 홍콩달러(약 1조697억 원)가 흡수됐으며, 은행 시스템의 유동성 수준을 나타내는 밸런스(현금 잔고)는 689억 홍콩달러를 기록해 여유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홍콩)의 FX 전략 로널드 맨은 "적어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100억 홍콩달러까지 감소하지 않는 한 홍콩의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 시장은 현금이 풍부하기 때문에, 자금이 유출돼도 당분간 금리는 오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으며, 여기에 HKMA의 개입이 균형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자칫 밸런스가 깨질 경우 순식간에 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게다가 투자자들이 여전히 저금리에 머물러 있는 홍콩달러로 자금을 조달해 본토 A주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훨씬 일찍 이러한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