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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해외진출 열매, 신수익원 급부상…'화들짝' 하나은행도 "부실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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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해외진출 열매, 신수익원 급부상…'화들짝' 하나은행도 "부실없다"

지난해 해외부문 순수익 1조1000억원 사상최대
돌발리스크 변수, 하나은행 중국투자 부실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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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최근 열매를 맺고 있다. 해외점포의 실적은 물론 현지화 전략도 호조세다. 나아가 은행들의 해외부문에서 이익확대가 정체에 빠진 은행업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해외진출 성적표, 규모도 내용도 모두 합격점


은행들의 해외진출 성적표를 보면 에이 플러스급이다. 최근 금감원이 발표한 ‘2018년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순이익은 9억8300만달러로 전년보다 1억7900만달러(22.2%)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은행의 순이익(13조8000억원) 가운데 8% 수준이다.

대손비용이 4400만달러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이 2억8600만달러, 비이자이익이 8000만달러가 급증하며 해외 쪽에서 사상최대의 이익을 냈다.

호실적의 영향으로 총자산도 확대됐다. 같은 기간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총자산은 1142억5000만달러로 전년말(1048억8000만달러)대비 93억7000만달러(8.9%) 증가했다.

전체 국내은행 총자산(2500조8000억원) 가운데 해외비중은 5.1%로 전년(4.8%)보다 0.3%포인트 확대됐다. 자산종류별로는 대출금이 72억4000만달러, 유가증권이 15억3000만달러가 늘었다.

지역별 총자산을 보면 영국이 20억7000만달러, 일본 20억4000만달러로 1, 2위를 다퉜다. 이어 홍콩(15억7000만달러), 미국(9억7000만달러), 베트남(7억1000만달러), 인도네시아(5억8000만달러)순이었다.

거꾸로 부실위험은 대폭 줄었다. 해외점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0%로 전년말(0.93%) 대비 0.33%포인트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사실은 단순한 덩치키우기가 아니라 질적 성장도 이끌었다는 점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해외점포들의 현지화지표 종합평가 결과 ‘2 0(제로)’ 등급을 기록했다.

현지화지표 등급은 국내은행들의 현지밀착경영 유도차원에서 지난 2008년 도입한 지표다. 이 등급은 해외점포 현지화 수준(50%)과 본점의 국제화 수준(50%)을 각각 평가해 산출된다. 이번 평가에서 2016~2017년 2년 연속 ‘2-(마이너스)’에 머물던 현지화등급이 ‘2 0(제로)’로 한 단계 뛰며 은행들의 현지화 작업에 대한 노력이 인정을 받은 셈이다.

현지화 전략까지 성공함에 따라 해외부문이 정체의 늪에 빠진 국내 은행업의 신수익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최근 국내 금융환경은 은행에게 그다지 좋지 않다. 예대마진 중심의 영업기반으로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난 여론이 거센 가운데 당국도 대출규제를 강화하며 국내사업의 수익성둔화가 불가피하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에서의 이익확대는 국내시장의 정체요인을 해소할 수 있다”며 “동남아시아로의 진출 확대는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부응한다는 점과 높은 GDP성장률 및 순이자마진(NIM), 국내 우수한 IT능력 등으로 충분히 현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나은행 중국 민성투자그룹(CMIG) 관련 부실우려, “손실가능성 제한”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성과로 돌아오는 가운데 쓴웃음을 다지는 곳도 있다. 바로 KEB하나은행이다. 최근 제기된 중국 민성투자그룹(CMIG) 관련 부실우려가 대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민성투자그룹은 지난 1월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해 현재 일부 상환 유예 등 채권재조정중이다.

부실에 노출된 하나은행의 익스포져(리스크 노출금액)규모는 ▲리스사 합작투자 1320억원▲민성투자그룹의 자회사인 재보험사에 대한 투자 약 2300억원 등 총 3600~4600억원으로 추정된다.

단 유동성확보 방안이 진행중으로 아직 관련 투자금액이 손실로 인식된 것은 아니다.

상황은 하나은행 쪽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민성투자그룹은 지난 1월 비즈니스 에베이션 아시아(Business Aviation Asia Ltd)와 2월 상하이 부동산 개발 사업을 매각하며 지난 2월 14일 해당 사채를 상환했다.

한편 시장의 우려와 달리 하나은행측은 중국 민성투자그룹(CMIG)관련 투자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재무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이슈로 친시진핑 인사로 민성투자그룹(CMIG) 회장이 교체되며 춘철 연휴가 끝난 뒤 회사채가 즉시 상환되고 중국정부가 투자등급을 정상으로 분류했다”며 “3월말까지 채권단이 정부요청에 대한 답변이 내놓으면 불확실성이 깨끗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실인식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민성투자그룹(CMIG) 순자산가치는 약 690억위안(약 10조원)”이라며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일 하나 당장 팔아 자산화되더라도 돈을 떼일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