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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러시아의혹’ 면죄부 받은 트럼프, 민주당 상대 대대적 반격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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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러시아의혹’ 면죄부 받은 트럼프, 민주당 상대 대대적 반격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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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경수 편집위원]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뮬러 특검 러시아의혹 수사보고서의 개요를 의회에 보내면서 러시아와 트럼프 진영과의 공모를 인정되지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도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사진)은 “완전하고 전면적인 결백”이라며 승리를 선언했다. 향후 보고서의 전면공개를 요구하는 민주당과의 공방이 격화되는 가운데 트럼프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모양새다.
바 장관이 의회에 보낸 4쪽 분량의 보고서 개요에 따르면 대선에 승리하기 위해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러시아게이트’에 대해 트럼프나 측근들이 러시아 측과 ‘합의’한 증거는 없었다고 결론을 지었다. 이 점에 관해 보고서는 “러시아 관계자로부터 트럼프의 선거를 지원하려는 복수의 제의는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요에서 ‘공모’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합의’라는 표현을 썼다. 이 또한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한 것으로 여겨진다. 또 러시아 의혹보다 입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 보고서는 대통령이 죄를 범했다고 결론짓지 않았지만, 결백이 증명된 것은 아니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그는 이 점에서 로젠스타인 차관과 협의한 결과 “뮬러 특검은 대통령의 범죄를 증명하기에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법방해 의혹은 대통령이 당시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측 의혹수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개요의 내용을 휴양처인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별장에서 동행했던 두 변호사로부터 들었다. 이날도 아침부터 골프를 즐긴 대통령은 설명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결백이라며 반겼다. 워싱턴 귀임 직전 대통령은 이런 수사가 이뤄졌다는 것 자체가미국과 대통령에게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백악관을 2년간 덮어 온 먹구름이 제거됐다고 축하 분위기에 쌓였다. 샌더스 대변인은 “수사는 어떤 공모도 어떤 사법방해도 찾지 못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법방해의 “결백이 증명된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 지적은 무시했다.

백악관 부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의 기분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에어포스 원(대통령 전용기)이 플로리다에서 워싱턴에 착륙했을 때 요리사에 진을 치고 있었다고 전했다. 백악관에 돌아와서도 “미국은 지구상 최고의 장소”라고 짧은 말로 기쁨을 토로했다.
트럼프는 28일 미시간 주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슬로건을 건 집회에 참석 ‘러시아게이트’ 혐의 없음을 알리고 승리를 선언하는 동시에 2020년의 재선을 향해서 큰 발걸음을 내딛을 생각이다. 그러면서 자신을 괴롭혀 온 적대세력에 대한 보복에도 나설 태세를 시사했다.

대통령은 워싱턴 귀임 전 발언으로 “수사에서 많은 사람이 심하게 다쳤다”며 “상대 쪽에서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는 등 공격의 톤을 높였다. 대통령은 이 ‘상대’가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법부와 FBI, ‘그림자정부’라고 비판하는 힐러리 클린턴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대통령의 당면 공격표적은 구체적으로는 뮬러 특검 팀 조사 등으로 대통령에 불편한 정보를 유출한 전직 고위당국자와 전 측근, 대통령의 의혹을 지속적으로 폭로해 온 3곳의 미디어다. 이와 함께 세금낭비라고 비판해 온 특검의 수사비용을 거론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수사비용에 대해 하루 5만230 달러를 675일 동안 낭비했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발표했다. 또 트럼프 재선본부는 ‘공모조작’으로 명명한 비디오를 공개하는 등 보고서의 결과가 신선할 때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신속히 움직이고 있다. 한편 뮬러 특검팀은 변호사 19명, FBI수사관 40명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대해 민주당은 전략을 다시 짜야 할 궁지에 몰렸다. 펠로시 하원의장과 존 슈머 상원 원내총무는 보고서 전면공개를 요구하는 한편 바 장관이 수사를 공공연히 반대했던 행보를 감안할 때 중립적으로 보고서 내용을 판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보고서 내용의 일부에 대 배심 증언과 증거 등이 포함돼 있음을 지적하고,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바 장관을 즉각 증인 신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특검수사가 정치적 의도에 근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50%에 달하고, ‘공모 없음’이라는 이번 결과는 민주당에게는 강한 역풍이 될 전망이다. 백악관과 민주당의 대립은 법정투쟁을 포함해 당분간 첨예한 대립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