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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연 스튜어드십 코드, 고양이아니라 호랑이…갑론을박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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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연 스튜어드십 코드, 고양이아니라 호랑이…갑론을박 '가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 부결
경영권 개입논란,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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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스튜어드십 코드가 예상을 깨고 막강한 파괴력을 선보이며 그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는 연기금, 자산운용사들이 국민(고객)의 자산을 관리할 때, 국민(고객)의 자산을 충실하고 선량하게 관리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수탁자 책임에 대한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뜻한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지침인 국민연금기금 국내주식 수탁자 책임 활동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이번 3월 주총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발표 당시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초기로 단순히 배당 등에만 영향이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스튜어드십 코드가 주총 경영진 선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며 그 영향력이 다시 재평가되고 있다.

대표적 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연임부결이다. 조회장은 지난 27일 제57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을 받지 못했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을 가진 주식의 73.84%(9484만4611주 중 7004만946주)가 표결에 참여했다.

조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대한 표결결과 찬성 64.09%, 반대 35.9%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대한항공 정관상 재선임 의결정족수인 참석주주의 3분의 2(66.66%) 이상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결국 조회장의 재선임이 부결됐다.

여기엔 하루 앞선 지난 27일 지분 11.56%을 보유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회의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반대하기로 결정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기업의 경영권까지 영향을 미치며 스튜어드십 코드에 입각한 의사결정이 적절했지에 대해 찬반의견이 분분하다.

전체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행사가 주주가치제고에 긍정적이라는 시각이 앞선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너일가 갑질사태 및 횡령, 배임 혐의 등으로 사회적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해 주요 의결권 자문기관이 반대 의견을 밝히자 조양호 회장이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주주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반대의견에 주주들이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행동주의펀드 등 견제세력에 힘이 실리면서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영진에 대해 반대의사결정이 경영개입으로 확대되며 주주가치제고라는 본래의 선을 넘었다는 반론도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에 입각한 주주활동 자체는 기업의 경영권 개입 등의 특정한 목적을 갖지 않고, 오직 기금가입자인 국민에 대한 수탁자 책임을 다하기 위한 기금운용방식이라는 것이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팀장은 “기금운용을 담당하는 이사회나 위원회가 정부소속인 경우는 전세계에서 국민연금이 유일하다”며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자칫 정부의 경영간섭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구조로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논란을 떠나 이번 대한항공 주총에서 스튜어드십 코드의 파괴력이 입증된 만큼 상장기업들이 스튜어드십 코드의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주주가치제고, 지배구조개선 등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재벌 등 그룹들의 경우 왜곡된 지배구조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총수일가의 이익이 기타 주주의 이익에 우선시되는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며 “현 정부의 경우 재벌개혁 관점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접근하기 때문에 배당확대,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등 지주회사 지배구조 개선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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