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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포드는 왜 러시아를 떠나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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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포드는 왜 러시아를 떠나야 했나?

경영진 판단 실수로 가격경쟁과 모델 다양성 부족에 고객 외면

한 때 인기 절정이었던 포드가 러시아를 떠난다. 포드는 애프터서비스 설비만 남겨놓고 완전 철수할 방침이다. 이미지 확대보기
한 때 인기 절정이었던 포드가 러시아를 떠난다. 포드는 애프터서비스 설비만 남겨놓고 완전 철수할 방침이다.
■ 글로벌-Biz 24
▷ 자동차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브랜드인 포드의 팬들은 슬픔에 잠길 것이다. 러시아 시장과 이별을 고하기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포드가 러시아를 떠나기로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말이다.
러시아 현지 매체인 테크노판(Technofan)은 최근 특집 기사에서 포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가격 정책의 실패, 그리고 모델 다양성의 부족을 꼬집었다.

러시아에 있어서 포드의 역사는 위대한 성공의 스토리이다. 포드는 1992년 모스크바에 판매망을 개척해 문을 열었다. 러시아에 입국한 최초의 외국 자동차 회사였다. 10년 후 포드는 다시 레닌그라드의 브세볼로시스크(Vsevolzhsk)에 첫번째 어셈블리 생산 공장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컨베이어는 연간 2만5000대를 위해 설계되었다. 결과는 모든 기대를 능가했다. 포드 포커스(Ford Focus)에 대한 수요는 너무나 커서 다음해에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하면서 가장 인기있는 자동차 브랜드로 남았다. 성공의 비결은 적절한 포지셔닝과 유쾌하고 산뜻한 광고, 그리고 적절한 가격 정책이 실효를 거두었다.

그러나 회사 경영진의 의사 결정이 실패로 이어지면서 2012년에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 최신형 3세대 포드 포커스가 출시되면서 경영진은 폭스바겐, 그리고 닛산과 도요타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러시아 시장에서 높은 가격 정책을 도입했다.

대체 옵션이 있는 경우 포드의 C급 자동차의 54만2000루블은 소비자에게는 너무나 비싼 가격이었다. 결국 다음해인 2013년 판매량은 3분의 1이 감소했고, 위기가 닥친 2014년에는 무려 60%가 줄어들었다. 더구나 경제불황으로 러시아 소비자들의 소득이 떨어지면서 소비보다 저축이 우선 순위로 바뀌기 시작했다.

포드의 정책이 실패하는 동안 경쟁업체들이 잠들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포드의 침체를 이용해 발빠르게 가장 경제적인 옵션을 선택했다. 싼 가격의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르노의 로간(Logan)을 필두로 폭스바겐의 폴로 세단(Polo Sedan), 기아차 리오(Rio), 그리고 현대차 솔라리스(Solaris)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포드를 감싸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두 번째 문제점은 러시아에서 제시된 모델 범위가 그다지 다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베스트셀러인 포커스가 무너지자 모델이 다양하지 않은 포드의 판매는 감소하기 시작했다.

비교를 하자면 2018년 폭스바겐 그룹은 브랜드를 모두 통합해서 러시아에서 21만1400대를 팔았다.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차는 40만6100대를 팔았다. 이에 비해 포드는 18만대를 예상했으나 기대치보다 훨씬 낮은 4만대 판매에 그쳤다.

사업은 수익성이 없어졌다. 그러나 이것이 그 자체로 포드의 완전한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포드는 러시아 정부와 특수 투자 계약(SPIC)을 체결하고 예산 모델을 만드는 등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경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고 경영진은 러시아에서의 비즈니스 활동을 축소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나베레주녜 첼니(Naberezhnye Chelny)와 브세볼로시스크에 있는 조립 공장과 엘라부가(Elabuga)의 엔진 생산공장은 폐쇄될 예정이다. 경 상용차를 전문으로 하는 포드 솔러스(Ford Sollers) 합작 업체는 러시아 측으로 넘어간다. 포드는 자사의 브랜드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만을 제공할 방침이다.


김형근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hgkim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