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부실경영으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자산유동화증권(Asset Backed Securitie)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신규 발행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유동성 대응능력에 따른 등급 하락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신평은 아시아나항공의 무보증사채, 기업어음, 전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Watchlist' 하향검토에 등록했다.
아시아나는 현재 BBB-의 신용등급을 부여받고 있는데, 여기서 한 단계 더 떨어지면 약 3조원에 달하는 ABS와 차입금 등에 대해 조기상환 트리거가 발동하게 된다. 현재 아시아나의 재무제표를 봤을 때 이를 일시에 상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신평은 "유동성 위험 확대 수준과 대응 능력을 최우선적 순위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차입금 중 금융기관 조달 비중은 낮고 ABS 등의 시장성 조달에 의존하고 있는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ABS 발행 금액은 여객 매출채권·유동화증권 1조2000억 원, 에어부산·에어서울 리스와 정비 매출채권 유동화증권 4200억 원이다. 올해 차입금 만기는 약 1조 원이다. ABS는 매출채권·유가증권 등과 같은 유동화자산을 기초로 해 발행된 증권이다.
중요한 것은 ABS가 아시아나항공의 거의 유일한 차환(이미 발행된 채권을 새로 발행된 채권으로 상환) 수단이라는 것이다. 2조원 대 유동성 위기를 겪던 지난해에도 6600억 원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신용등급 하락과 상관없이 ABS 발행에 차질을 빚는다면 유동성 위기 압박이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매출채권 유동화 차입금이 일시에 조기 상환 요구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ABS 조기지급사유가 발생하면 막아야 할 차입금 만기 금액은 약 1조7000억 원으로 증가한다. 설상가상으로 조기지급이 시작될 경우 ABS 투자자들에게 전액 상환될 때까지 담보한 장래매출액은 아시아나항공에 유입되지 않게 된다. 즉 돈을 더는 빌려올 수 없다는 의미다.
취재=한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