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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日 스마트폰, '총체적난국'…국내외서 입지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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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日 스마트폰, '총체적난국'…국내외서 입지 잃어

'경쟁력 약화' '시장 축소' '혁신에 대한 대응 부족'이 원인

일본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소니 최신작 '엑스페리아 XZ3'. 자료=소니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소니 최신작 '엑스페리아 XZ3'. 자료=소니
일본의 스마트폰이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기술과 정책에서 모두 실패함에 따라 최근 일본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스마트폰 업계의 경쟁은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국면을 맞았으며, 리드격인 한국과 미국의 세력을 중국이 거의 따라잡은 상황까지 치달았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중에서도 화웨이의 성장은 놀라운 속도와 기술력을 보여 주었으며, 결국 최고가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서도 삼성과 애플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반면 2G폰에서 모토로라와 에릭슨 등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던 일본 브랜드는 스마트폰 등장 이후 서서히 주변만 맴도는 형태로 전락했다. 특히 삼성과 애플에 있어서 최대의 라이벌로 간주됐던 소니의 스마트폰 부분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도 대폭 줄어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불과 1%도 못 미치고 있다.

소니가 최근 공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소니는 일본과 유럽 시장을 겨냥해 65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이는 세계 시장 점유율의 0.5%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아시아 시장의 경합에 의한 가격 경쟁도 어렵기 때문에 "소니는 스마트폰 부문을 매각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결국 침체 상태에 있던 소니의 스마트폰 부문은 내년 3월 전체 직원의 절반에 달하는 400명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내 일부 직원들은 다른 부서에 재배치되지만, 유럽과 중국의 직원은 모두 해고할 빙침다. 또한 지난 4일 소니는 1995년에 조업을 시작한 베이징 공장의 폐쇄와 함께, 비용 절감을 위해 스마트폰 생산은 태국 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을 발표했다. 소니에 있어서 유일한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이었다.

지난해 1∼4분기 전체 일본 국내 데이터를 집계해 보면, 일본 스마트폰 시장이 얼마나 침체기에 빠져들었는지 알 수 있다. 일본 4대 브랜드라 할 수 있는 샤프와 소니, 교세라, 후지쯔의 스마트폰은 일본 국내 시장 전체의 25.2%밖에 점유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의 출하량 전체가 감소하는 데 힘입어, 애플이 전체 점유율의 56%를 차지한 상태다.

현지 언론들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제 스마트폰의 쇠퇴는 일본 내에서 스마트폰 기술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점과, 시장이 계속 축소되고 있는 현상에 기인한다고 한다. 특히 2007년 애플의 'iPhone(아이폰)' 시리즈를 필두로 신형 스마트폰 방식이 일본 업체에 가장 큰 타격을 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업체들 모두가 기존 제품의 개선을 고집하며 혁신을 무시하고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결국 일본 스마트폰의 쇠퇴는 '경쟁력 약화'와 '시장 축소', '혁신에 대한 대응 부족' 세 가지 약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굳이 한 가지 더 이유를 들자면, 최근 존재감을 더하는 중국 스마트폰 메이커들은 돌출된 코스트(비용) 퍼포먼스에 의해 가격 경쟁에서도 일본 메이커의 경쟁력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게다가 2007년 일본 총무성은 국내 경쟁력을 심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스마트폰 단말기 업체와 통신 사업자의 판매 서비스를 분리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일본의 스마트폰 제조사는 기존 경영 방식을 고집하면서 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키기도 했다.

결국 이익이 크게 감소하는 상황에 자발적으로 빠져든 일본 기업은 대부분 생산을 축소하거나 중단했으며, 심지어 스마트폰 부문의 매각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남은 샤프와 소니도 시장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IT 관련 시장조사기관 MM종합연구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일본 국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3116만7000대에 그쳐, 2017년 대비 2.6%나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소비자의 전자제품 업데이트주기가 계속 늘어나면서, 전체 시장의 축소는 더욱 가속화됐다. 일본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셈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