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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죽음의 땅' 체르노빌, 청정에너지 생산지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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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죽음의 땅' 체르노빌, 청정에너지 생산지로 재탄생

스페인, 태양광 발전소 건립…스웨덴, 덴마크, 미국, 중국, 독일, 프랑스 등 발전소 계획

2018년 말 과거 체르노빌 원전의 5만명 직원들이 거주했던 프리피야티 지역에 첫 태양광 발전소가 설립됐다. 자료=로이터/뉴스1이미지 확대보기
2018년 말 과거 체르노빌 원전의 5만명 직원들이 거주했던 프리피야티 지역에 첫 태양광 발전소가 설립됐다. 자료=로이터/뉴스1
세계 최악의 원전사고로 33년이나 폐허 상태로 방치됐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청정 신에너지 생산 발전소로 새롭게 재탄생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가 환경규제협약인 '교토의정서'에 의거해 우크라이나와의 협력의 범위 내에서 출입이 제한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통제구역 내에 태양광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스푸트니크가 7일(현지 시간) 전했다.
프로젝트는 이미 100만 유로(약 13억 원)가 넘는 초기 투자비용을 들여 연구단계가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작업 개시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체르노빌 통제구역 내에서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관한 계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 과거 체르노빌 원전의 5만명 직원들이 거주했던 프리피야티 지역에 첫 태양광 발전소가 건설되었다. 프리피야티는 1986년 4월 26일 폭발을 일으킨 4호기에서 불과 100m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적색 통제구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로디나(Ukrainienne Rodina)'와 독일의 '에너파크(Enerparc AG)'가 합작을 통해 1만6000㎡(4840평)의 땅 위에 3800여 개의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했다. 총 발전용량 1MW의 체르노빌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청정에너지는 2000여 채의 아파트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결국 한 건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이 세계 최고의 위험지역에 대해 전 세계 투자자들의 지갑을 여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체르노빌 출입 통제구역에 100MW까지 발전용량을 늘릴 계획으로, 신재생 에너지 시설 구축을 위한 토지 매입을 적극 신청하도록 기업에 요구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할 때 50% 감면 혜택을 받아 유럽 평균 구매 값보다 낮은 값에 소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스웨덴을 비롯해 덴마크와 미국, 중국, 독일, 프랑스, ​​벨로루시, 우크라이나에서 이미 60건 이상의 신청이 접수되었다.

한편 사고 잔해를 봉쇄해 놓은 콘크리트 석관 안에는 여전히 180톤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이 방사능은 외부로 유출된 양의 50배에 이른다. 그리고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석관에 균열이 발생하자 방호벽 건설을 다시 시작하게 됐으며, 2006년 영국 건축회사 DGP가 설계한 방호벽은 2016년 10년의 공사 끝에 비로소 완성됐다. 하지만 여전히 체르노빌 주변 반경 2600km 내에서는 방사능 수치가 증가한 상태로 '죽음의 지역'으로 불리고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