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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中, 첨단기술 자급자족 '중국제조 2025' 공개 언급 회피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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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中, 첨단기술 자급자족 '중국제조 2025' 공개 언급 회피 속사정은?

미국 등 선진국 집중 견제에 포기 아닌 물밑 작업…수십억달러 투자 강화 의지

중국 여성종업원들이 참단기술 제조공장에서 제품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여성종업원들이 참단기술 제조공장에서 제품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중국 정부가 부르짖어온 '중국 제조 2025(Made in China 2025)' 전략이 공식 석상에서 언급되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속에서 선진국들의 집중 견제를 의식해 산업전략을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물밑으로는 차세대 정보기술, 첨단장비, 항공 우주설비, 생물 의학, 신에너지 자동차 등 10대 제조업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 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들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최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중국제조 2025'를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제조 2025' 전략이 등장한 이후 공식 석상에서 언급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중국이 지난 2015년 다양한 하이테크 산업분야의 핵심기술에 대해 70%를 자급자족하자는 목표로 추진해온 '중국제조 2025' 전략이 4년여 만에 무역분쟁을 빚고 있는 미국을 필두로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강력한 견제에 공개적 추진을 중단한 것이다.

하이테크 산업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령하기 위해 광대한 국가 자원을 투입하려는 베이징 정부의 계획은 특히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압박과 견제를 받고 있다.

지난해 징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미국정부의 섹션 301 보고서의 주요한 내용 중 하나가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 때문이었다. 지난달 EU는 중국을 '체계적인 경쟁자'로 선언하고 EU의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규제에 나서게 된 주된 이유 중 하나도 이 같은 중국의 전략이었다.

중국제조2025의 주된 목적 중 하나는 선진반도체 등 최첨단 외국기술의 수입 의존를 단절하거나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중국의 전략은 지난해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됐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월 이란과 북한에 대한 제재 위반으로 중국 국영 전기통신기기회사 ZTE(중흥통신)에 대한 미국 기업의 부품수입을 금지시켰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에 대한 해제를 미국에 요구하고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은 푸젠(福建)성 진화(金華)집적회로의 모든 상품 및 소프트웨어 및 기술 수출에 대한 규제를 내리면서 그 이유로 국가안정보장상의 우려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과 EU는 기업 매수를 통해 전략적으로 가치있는 기술을 획득하는 중국 국영기업의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의 투자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미국과 EU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이 '중국제조 2025'에 필요한 기술을 해외로부터 얻는 데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하지만 첨단 기술 자급자족의 목표 달성에 대한 중국지도부의 결의를 더욱 강화시켜주는 측면도 부정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