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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中 EV 보조금 감액, 시장에 되레 '긍정'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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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中 EV 보조금 감액, 시장에 되레 '긍정' 영향

중소형 업체 정리되며 시장질서 형성…해외업체와의 기술 수준도 좁혀져

2018년 중국 'EV-TEST' 결과 다섯 부문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광치신에너지자동차의 'GE3 530' 모델. 자료=광치신에너지이미지 확대보기
2018년 중국 'EV-TEST' 결과 다섯 부문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광치신에너지자동차의 'GE3 530' 모델. 자료=광치신에너지
중국 정부가 2019년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정책을 새롭게 실시함에 따라 일부 모델에 대해서는 보조금이 완전히 폐지되기도 했다. 그리고 새롭게 공표된 정책은 당초 시장의 출혈과 함께 큰 변화가 예견되기도 했다.

그런데 베이징청년보가 새로운 보조금 정책 공표 이후 열흘 동안 살펴본 결과, 그리 큰 출혈과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전기자동차(EV) 메이커들이 자체 보조금을 유지하거나 이행 기간의 우대책을 내 걸어 소비자들을 안정시키고 있었다.

■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새로운 정책 실시


3월 26일 중국 재정부 등 4개 부문은 신에너지를 이용한 자동차와 버스, 트럭에 대한 보조 기준과 기술 요구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고 '신에너지차 보급응용재정보조정책 개선에 관한 통지'를 공표했다.

통지에 따르면, 올해는 항속 거리 250㎞ 이하 및 전지 시스템의 에너지 밀도가 125Wh/kg 이하인 순수 전기자동차에 대한 보조금은 완전 폐지되는 등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감액이 더욱 확대됐다. 기존 2018년 항속 거리 250㎞ 이하의 순수 전기자동차에 대한 보조금은 1만5000~2만4000위안(약 255만∼408만 원)이었다.

또한 주행 거리 250㎞에서 400㎞의 순수 전기자동차에 보조 금액은 1만8000위안(약 306만 원)으로, 400㎞ 이상은 지난해 5만 위안(약 850만 원)의 절반인 2만5000위안(약 426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번 새로운 보조금 정책은 6월 25일까지 유예 기간을 둔 후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 일부 자동차 메이커, 기존 액수만큼 보조금 지속


EV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공표된 이후 가격을 인상할지 제자리에 머물지, 혹은 어떻게 가격이 인상될 것인가에 대해 살펴본 결과, 신에너지 자동차 메이커들의 반응은 제각각 달랐다. 하지만 반응만큼은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광치신에너지자동차(广汽新能源, 이하 광치)는 전액 보조금 계획을 밝혔다. 광치 최신 모델 'GE3 530'과 'GS4 PHEV' 구입시 9만700위안(약 1542만 원)과 3만300위안(약 515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BYD도 그에 상응하는 보조금 정책을 내세워, 산하의 인기 모델 '탕(Tang) DM'과 '송(Song) DM', 그리고 '송 EV500' 등을 대상으로 6월 25일까지 2018년의 보조금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텐센트와 바이두가 투자한 상하이 EV 메이커 웨이라이자동차(蔚来汽车ㆍNIO)도 3월 31일까지 현물 구매 또는 결제를 완료할 경우 2018년 5만8500위안(약 995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4월 1일부터 6월 25일까지는 과도기로 4만500위안(약 689만 원)을 보조하기로 했다.

이는 대형 EV 메이커들이 가격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으며, 이로써 중국 EV 시장 가격 수준은 지극히 안정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보조금 감액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이번 새로운 정책에 대해 광치신에너지자동차는 보조금 감액은 단기적으로는 업계에 타격을 입힐 것이 자명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 구조의 형성을 촉진하고, 실력있는 기업들에는 좋은 시장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EV 메이커들은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는 기세다.

2018년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 대수는 125만6000대로 2017년 대비 61.7%나 증가했다. 전통 자동차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국내 신에너지 자동차는 기세가 커진 셈이다. 당시 이러한 성장세를 이끈 배경에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한몫 했다는 견해도 따랐으나, 이보다는 2020년 이후 완전히 폐지될 것이라는 전망하에서 사전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 신빙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중국 정부는 2017년 연말, 새로운 EV 정책을 공표하며 올해와 마찬가지로 2018년 초부터 보조금을 대폭 줄였다. 그런데도 중국 국내 EV 시장의 성장세는 끄떡없었다. 오히려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던 중소형 EV 메이커들이 서서히 정리가 되면서 시장 질서가 잡히는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이러한 전례를 통해 2020년 보조금 폐지 이전인 올해도 중국의 EV 시장 성장세는 지난해와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결국 최근 몇 년의 도태와 발전을 거쳐 살아남은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메이커는 기술의 성숙을 통해 꾸준히 비용을 줄일 수 있었으며, 그로 인해 해외 업체와의 수준 차이를 줄이고 경쟁력도 강화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다. 다만 중국의 성장세를 탐하기 위해 등장한 테슬라를 비롯한 해외 메이커들이 속속 참여함에 따라, 향후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의 구조는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