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감원 특사경, 금융범죄 근절에 효과적인 조직돼야

기사입력 : 2019-04-10 08:59 (최종수정 2019-04-1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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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부 이효정 기자
카드사 노조가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에 금융감독원의 특별사법경찰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통신, 백화점, 대형마트 등 연매출 500억원 이상의 초대형 가맹점들이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수수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사경 조사 범위 안에 카드 수수료 문제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실현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근본적으로 특사경 업무는 자본시장법에 국한돼 조사 권한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적용되는 카드사 이슈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아직 구성되지도 않은 금감원의 특사경의 한계가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 조사범위가 애당초 관련법에 따라 자본시장의 불공정행위로 국한돼 있는데다, 이미 운영되고 있는 금융위의 자본시장조사단 등과 조사 영역이 겹칠 수 있어 도입 후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사경은 경찰과 같은 수사권한을 가진 공무원이다. 1956년 1월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 범위에 관한 법률’이 도입된 이래 검찰청 서기와 형무소장, 산림주사, 마약단속 공무원 등에게 수사 권한을 주다가 2015년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일반행정공무원에게도 권한을 줄 수 있도록 바꿨다.

이 때 민간인인 금감원 직원도 특사경으로 지명받을 수 있도록 개정됐으나 약 4년간 지명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가 추천해야 검찰에서 지명해야 구성이 가능한데 그동안 추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지난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의원이 금융감독원장도 특사경을 추천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최근 금융위가 특사경 도입에 나섰다. 국회가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2차례에 걸쳐 논의된 이 개정안은 이번에 금융위가 법사위 소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국회의 등쌀에 못이겨 금융위가 부랴부랴 금감원의 특사경을 구성하는 모양새라 국회는 물론 금융권에서 어떤 모습일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의 특사경이 구성되면 이제 검찰이 사법경찰로서 검찰의 지휘를 받아 통신 기록 조회, 압수수색 등에 대해 검찰에 바로 요구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국회에 금융위가 제출한 특사경 운영방안 초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증권선물위원회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을 해서 검찰에 이첩한 사건만 특사경이 담당하기로 명시해뒀다. 국회 관계자는 "이같은 운영방안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 세부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특사경이 증선위 등을 거쳐야 시행된다면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금융위, 금감원, 검찰 등 관계 당국이 관련 세부 규정을 준비하고 있는 터라 이같은 초기 운영방안이 어떻게 바뀔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금융위는 처음부터 금감원 특사경에 대해 고민이 깊었다. 민간인에게 경찰 권한을 주는 문제라 권한의 오남용 문제로 조심스러운 것이다.

더욱이 금융위가 산하의 증선위나 자본시장조사단의 힘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특사경 권한 부여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미 현장조사권을 갖는 자본시장조사단을 두고 자본시장 불공정거래행위와 시장질서교란행위 등을 조사하고 있으니 특사경이 구성되면 역할 갈등의 불씨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르면 이달 안에 구성되는 금감원의 특사경, 세부 운영방안이 어떻게 결정될지 두고봐야 할 것이다.


이효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hj@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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