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전문가들은 양측의 화해에 대해 양사 모두가 승승장구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퀄컴도 애플이 공급 업체 측에 그러한 특허료를 지불하지 않도록 압력을 가한 결과 "특허료 지급계약을 위반했다"며 150억 달러(약 17조445억 원)에 달하는 배상금 지불을 주장했다. 거대 IT 기업이긴 하지만 서로가 주장한 거액의 배상액은 부담스러운 액수였다.
바로 이 부담을 벗어나기 위해 양측은 극적인 합의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합의를 통해, 애플은 퀄컴을 배제한 채 자사 제품이 이류 반도체로 인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리스크(위험)를 줄이게 됐고, 퀄컴도 애플을 배제해 수입이 크게 줄어들 위험에서 벗어난 것이다.
다만 휴전의 구체적인 조건은 보이지 않는다. 양사 모두 애플이 퀄컴에 얼마를 지불하는지, 향후 특허 라이선스 비용은 얼마나 될지를 밝히고 있지 않다. 그러나 퀄컴은 이번 합의로 주당 순이익이 2달러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행 주식이 12억 주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의 지불이 상당한 규모라고 짐작할 수 있다.
또한 과거의 예를 보면, 애플의 라이선스 비용 부담도 지금까지 불복을 제기했던 수준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약 10년 전 당시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노키아와 퀄컴이 이번과 유사한 분쟁에서 합의했을 때, 노키아의 라이선스 비용이 할인되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또한 이번 합의에서 패자는 없다고 보는 눈치다. 차세대 통신 규격 '5G'용 칩을 퀄컴으로부터 입수할 태세가 된 것이 호재로 작용해 16∼17일(현지 시간) 이틀간 애플의 주가는 2% 가까이 상승했다. 만약 합의를 이루지 못했을 경우, 장래 아이폰의 출하 지연이나 더 심한 경우는 단말기의 품질이 저하될 수도 있었던 위기에서 벗어난 셈이다.
따라서 이번 '휴전'은 애플과 퀄컴 양사 모두에게 플러스라고 평가할 수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