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電 회장 “韓, 거대한 사일로”…해외 인재 영입으로 타파해야

포스텍 교수 대상으로 퇴임 후 첫 강연…대학 변화·성장동력 접근법 등 주문

기사입력 : 2019-04-25 09:35 (최종수정 2019-04-2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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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회장. 사진=뉴시스
“한국 사회 자체가 거대한 사일로(silo) 집단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포스텍 교수 40명을 대상으로 최근 가진 강연에서의 일성이다.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을 겸하고 있는 권 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를 만든 주역이다. 권 회장은 지난해 초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33년의 경영 노하우를 담은 책 ‘초격차’를 출판해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사일로 간 이동이 빈번한 미국처럼 우리 사회가 순혈주의를 없애고 해외 인재에 대한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삼성전자 직원이 해외에 30만명, 국내에 10만명 정도 있는데 외국인에 대해 폐쇄적이라는 게 국내 기업의 단점”이라며 “삼성전자를 포함해 지금까지 국내 기업이 한국인만으로 이만한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기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일로를 파괴하고, 순혈주의를 없애는 지름길이 해외 인재 유치라는 게 권 회장 말이다.
아울러 권 회장은 국내에 스타트업의 토양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를 논문으로만 평가하는 대학에서 찾았다.

그는 “우리 대학은 SCI(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 논문에만 집중해 (사업화가 가능한)기술과 아이디어가 부족하다”며 “스타트업의 시작인 기술과 아이디어는 대학에서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대학이 논문을 버릴 때 ‘초격차’가 된다. 우리나라는 규제가 너무 많고, 내수가 적어 스타트업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나 스탠퍼드대 교수들을 만나보면 (사고방식이) 상당히 실용적”이라며 “포스텍 같은 국내 유수의 공과대학에서 창업을 많이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창업과 관련해 “새로운 기술 하나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라며 “기술자와 신사업을 경영할 수 있는 경영자를 연결하는 게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 공대생은 자연의 법칙에 따른 절대적 진리를 추구하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상대적 진리”라며 “엔지니어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가 절대적 진리라 믿고 소신을 굽히지 않아 협력이 힘든 경우가 많은데,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인 심리학을 같이 공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권 회장은 미래 먹을거리로 떠오른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많은 기업들이 AI에 관심을 갖는데 AI에도 많은 분야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AI 중에서도 세부 분야를 골라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사일로는 곡식이나 사료, 시멘트 등을 저장하는 곳으로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조직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는 소니가 애플이 되지 못하는 이유를 ‘소니가 사일로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

정수남 기자 pere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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